일요일 아침이다
일주일의 피곤함을 치유하고자
늦잠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서
두 딸아이의 인기척이 들렸지만
침대 이불속 게으름을 즐기고 있었다.
조금만 더
5분만 더!! 마음속으로
나 자신과 늦잠 협상을 맺고 있을 때였다.
거실에 있던 둘째 딸이
안방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실눈을 뜨고 있던 내 눈동자에 포착되었다.
(안 돼!!! , 날 깨우지 말아 줘!!)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을 때
내 맘을 알아챘는지
둘째 딸은 안방 베란다로 후다닥 걸어갔다.
'칙칙 분무기로 물 뿌리는 소리'
그리고 무언가 중얼중얼 거리는 소리..
뭐지? 귀를 기울이게 하는 둘째의 목소리.
'내가 많이 사랑해'
'꼭 자라서 나와야 돼'
'빨리'
'기다릴게'
'사랑해'
몇 달 전 유치원에서 나눠준 씨앗을
화분에 심었는데
씨앗이 썩었는지 화분에서 싹을 트지 못했다.
그냥 싹이 안 좋은가 보다 안 나오네 하고
나오지 않는 화분을 뒤로한 채
둘째를 위로해 주고
그냥 잊고 있었는데
2~3달이 지난 지금까지 화분에 물을 주며
사랑한다는 말을 매일 하고 있었나 보다.
평소에는 회사에 일찍 출근해서 몰랐는데
오늘의 늦잠 덕분에
우연이라고 해야 될까?!
이 비상사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흠...
얼른 나가서
데이지 꽃 씨앗을 사 왔다.
그리고 와이프한테 비밀스럽게
집에 혼자 있을 때 화분에 꽃씨를
심어주자고 말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화분에서 싹이 올라 나왔다.
이 새싹과 자기는 운명처럼
만날 거였다는 듯한.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표정을 얼굴에 가득 담고.
자기가 사랑의 말을 해줘서
그리고 포기하지 않아서
씨앗이 결국 자라서 싹이 되었다는 둘째.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행복한 표정을
쓰윽 지어주었다.
와이프와 내 얼굴에도 미소가 그려졌다.
우리는 일주일 전
둘째의 화분의 꿈과 희망을 심어 주었다.
운명처럼, 아니면 우연처럼
우리에게 찾아온 둘째를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