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이었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끔 익숙하고 편안한
엄마의 반가운 웃음과 목소리대신
방과 후의 출출함을 달래주며
그리고
엄마의 부재를 대변해 주듯
'여기를 보세요' 하고
냉장고의 떡하니 붙어있는
메모지 하나를 발견하곤 했다.
그 메모지에는
'엄마는 몇 시에 돌아올 테니'
'그때까지 식탁에 있는 OO를 먹고 있어.'
'냉장고 안에 어디에 있는 OO를 먹고 있어.'
마치 보물 찾기의 단서를 알려주는 듯한
메모지가 붙여있곤 했다.
처음에는 집을 비운 엄마가 보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 혼자 집을 지키는
보상처럼 느껴지는
맛있는 간식들이 내 마음을 위로해 주고
엄마가 집을 비웠을 때 나오는
더 특별한 간식들이 기대되곤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으면
나는 자연스럽게 엄마가 나를 위해
남겨둔 쪽지를 찾곤 했다.
마치 보물 찾기를 하듯이..
오늘 집에 돌아왔을 때
둘째 딸이 웃음과 아쉬움을 가득 담아
부끄러운 미소와 함께
재미난 얘기를 하나 들려주었다.
유치원 하원을 마치고
잠시 엄마보다 집에 먼저 들어와 있던 둘째는
안방에 켜져 있는 불을 보고
아빠가 집에 일찍 온 줄 알고
안방으로 뛰어갔는데
기대하던 아빠가 없어서
실망감을 가득 품고...
엄마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안방 불을 켜놔서 아빠가 있는 줄
기대했다며
불을 켜고 나간 엄마에게
실망감을 내비쳤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에게
다음부터는 불을 꼭 끄라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우리 가족은 그런 둘째의 모습에
함박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어릴 적 내가 엄마의 온기를 찾아
보물 찾기를 하듯
우리 둘째도 집에 돌아와
보물 찾기를 한다.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찾을 수 있는
그리고
따뜻한 가정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보물.
사랑. 안정. 웃음. 행복. 아빠. 언니. 엄마.
등등등.
매일매일의 보물찾기
오늘의 보물은
아빠^^
고마워.
아빠를 보물로 만들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