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길을 막는 가장 흔한 한 마디.
"넌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이 한마디가 아이마음을 멈추게 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묻지 않아도 될 질문을 던지고,
듣지 않아도 될 대답을 듣게 되는 순간이 옵니다.
"커서 뭐 되고 싶어?"
이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지금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 지 알고 있는 어른입니다.
아이의 미래는 질문에서 자라지 않고,
관찰에서 자랍니다.
얼마 전 교회에서 있었던 일도 그랬습니다.
초등학교 2~3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에게
아빠가 이렇게 묻더군요.
“넌 커서 뭐가 되고 싶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마음이 쿡-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저는 속으로 이렇게 되묻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왜,
아직 삶이 시작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미래를 묻고, 끔을 정하고,
하지 않아도 될 질문을 자꾸 던지는 걸까요?
그러면서 말합니다.
"재미로 물어본거야."
"우리 아이는 커서 의사가 된다네~"
하지만 그 '재미'가
아이에게는 삶의 숙제로 남을 수 있습니다.
부모의 기대는 가벼운 농담처럼 던져지지만,
아이는 그것을 되돌릴 수 없는 약속처럼 받아들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훨씬 더 깊게 상처 받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오래도록 기억합니다.
자칫, 부모가 바라는 길을 걷지 못하면
사랑받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마음속에 싹틉니다.
아이에게 두려움을 심지 마세요.
그 두려움은 세상에 나가면
편견이 되어 아이 스스로를 가두게 합니다.
부모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힘든지
정말 '관찰하며' 알고 계신가요?
생일 선물 말고,
아이의 진짜 취향을 알고 계신가요?
• 돈가스를 더 좋아하는지 , 햄버거를 더 좋아하는지
• 게임에서 졌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 친구와 부딪힐 때 화를 내는지, 물러서는지
• 갖고 싶은 걸 못 샀을 때 눈빛이 어떻게 변하는지
• 저녁 식탁에서 어떤 이야기를 가장 즐겁게 하는지
이 질문들은
그저 체크리스트가 아닙니다.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가?
그걸 묻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가격과 품질을 비교를 하며 시간을 들입니다.
학원 상담을 위해 여러 곳에 전화하고
직접 찾아가서 확인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의 감정과 성향에 대해선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부모님들을
저눈 너무 많이 봤습니다.
사춘기를 잘 보내시고 싶으신가요?
아이가 대학을 멀리 떠난 뒤에도
여전히 부모에게 먼저 연락하는 아이였으면 하시나요?
그렇다면,
지금 아이와 시간을 제대로 보내야 합니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마트 걸음도, 집 앞 산책도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상을 함께 누리세요.
아이 옆에 앉아 있으면서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것은
함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같이 있는 척'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는 밴날 핸드폰 봐."
아빠는 매일 바쁘대."
하루에 단 30분이면 충분합니다.
눈을 맞추고, 마음을 보고,
그 짧은 시간을 진짜 시간으로 살아내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달라집니다.
공부 조금 못한다고요?
그 30분 때문에 1등하던 아이가 꼴등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30분 때문에
꼴등하던 아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멋쩍게 말합니다.
"밥 먹으면서 해요... 간식 주면서 얘기 해요..."
하지만 밥은 밥이고, 대화는 대화입니다.
무언가를 '하면서' 하는 대화는
아이에게 정서적 연결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런 대화는
대부분 '중간에 끼워 넣는 말'일 뿐,
아이가 마음을 열고 꺼내는
진짜 대화와는 다릅니다.
어릴적 부모와 시간을 충분히 누린 아이는
커서도 우물속의 샘처럼
이야기가 항상 넘쳐납니다.
아이가 시작한 길이라면,
부모도 그 길을 조용히 믿고 지켜봐 주세요.
중간에 흔들릴때가 와도
흔들려서 바꾸는 것보다,
지켜보고 결정하는 것이 더 지혜롭습니다..
학업의 속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마음을 먹는 순간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1년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20년, 30년에 걸쳐
천천히 깊게 함께 자라는 존재입니다.
저는 늘 부모님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아이를 말로 키우지 마세요.
눈으로, 감정으로,
하루하루 지켜보세요.”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학원 원장님도, 블로그도, 유튜브도 아닙니다.
바로
그 아이 옆에 서 있는 부모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