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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천천히 볶아내는 법]

1부: 색으로 읽는 감정 (3)

by 윤주MAYOOZE
[#3 희망을 천천히 볶아내는 법]

오늘의 재료는

희망 한 줌, 작은 용기 한 조각, 그리고 ‘괜찮아’라는 말 한 숟가락입니다.


노란색은 마음의 태양이에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색은 자주 흐려집니다.

햇빛이 가려질 때마다,

나는 내 안의 빛이 꺼진 줄 알고 두려워했죠.


그러나 어느 날 깨달았습니다.

빛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잠시 구름 뒤로 숨어 있을 뿐이라는 것을요.


오늘 나는 내 마음의 노란빛을 다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후라이팬에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작게 남은 희망을 조심스레 볶습니다.

타지 않게, 너무 세게 저어대지 않게.


처음엔 별 향도, 별 맛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볶다 보면,

어느새 고소한 내음이 번지기 시작합니다.

그건 바로 ‘살아보길 잘했다’는 향이에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학습된 낙관주의’라 부릅니다.

처음부터 긍정적인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어려운 날에도 다시 볶아내는 연습을 반복한 사람만이 자신의 빛을 잃지 않아요.


노란색의 힘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희망은 거창한 목표에서 오는 게 아니라,

“그래도 오늘은 괜찮았어.”

그 한마디에서 자라납니다.


오늘 나는 내 안의 노란빛을 다시 불러냈습니다.

어제의 실패를 작게 썰어 넣고,

그 위에 따뜻한 믿음을 한 스푼 얹었습니다.

그랬더니 희망이 다시 ‘지글지글’ 익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요리 이름은 ‘노란 희망 볶음밥’.

밥알 하나하나에, 나를 믿은 흔적이 스며 있습니다.

그건 찬란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 내가 내 마음을 볶아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밝은 하루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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