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짠 달, 멜랑꼴리, 비린내의 추억
딸아,
네가 학교에 간 사이
쉬는 날의 혼밥,
해동해 둔 고등어와 묵은지가 있어
고등어 김치찜을 만들어봤단다, 오랜만에
상추와 고등어조각과 김치와 쌈장을 더해
한 쌈 입에 넣고 있으니
갑자기 내 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아린다.
내 엄마는 쌈 싸 먹는 것을 좋아하셨단다.
첫아기, 너를 낳고 집으로 데려온 날 내 엄마는
고등어김치찜을 크게 한 솥 끓이셨어.
우리는 하하 호호 웃으면서
쌈사이를 비집고 나온 비린내 나는 손으로
보드랍고 뽀얗던 아기아기한 너의 얼굴을 만졌지.
우리는 너를 가운데 두고
크게 한쌈 쌈을 싸서 입에 넣은 뒤
서로를 마주 보며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가는 투로
우물우물 얘기하곤 했지
뭐가 그리 웃겼는지 눈이 작아지고
배꼽이 터질 만큼 크게 웃었어.
고등어찜을 보고 있으면
뒤돌아 보며 쌈을 입에 집어넣고 웃으시던 내 엄마의
미소와 엄마의 정, 특유의 표정이 자꾸 떠오른단다
내 엄마는 그 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셨을까
엄마의 바지런하고 투박한 손 안에서 뚝딱 만들어진
고등어 김치찌개,
이다음에 네가 나이 들어
이 쌈 먹고 있으면
넌 지금의 내 마음을 느낄 수 있으려나
약간 melancholie
이 고등어찜의 감격적인 애정 어린 맛을,
아는 사람이 현재 나 밖에 없다는 사실
하늘나라가신 엄마는 거기서도
고등어김치찜을 먹고 계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