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문은 좁은데 나가는 문은 활짝

by 김소하연

뉴스를 틀면 온통 희망퇴직 이야기다. 어디는 수천 명이 짐을 쌌고, 어디는 몇 년 차부터 대상이라는 서늘한 숫자들.

취업 준비생인 나에게 그 뉴스는 기괴한 공포로 다가온다. 나는 지금 그 '나가는 문'조차 부러워하며 '들어가는 문' 앞에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취업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 자소서를 고치고 내 강점을 기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렇게 간절히 입성한 그곳이 결국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 곳이라니.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일단 들어가기나 하라고. 하지만 회사가, 안정적인 연봉이 나의 미래를 끝까지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걸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기분은 참담하다. 회사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아니라, 내가 제공하는 '기능'이 필요할 뿐이라는 사실. 쓸모가 다하면 언제든 폐기될 수 있다는 그 냉혹한 공식이 취업도 하기 전부터 나를 지치게 한다.

결국 이 불안한 시대에 내가 믿을 건 회사 이름이 적힌 명함이 아닐지도 모른다. 회사가 나를 버려도, 내가 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나만의 힘'을 만드는 것. 오늘도 나는 불확실한 채용 공고를 뒤적이며 고민한다. 내 인생을 통째로 회사에 맡기기 위해 이 좁은 문을 통과해야만 하는지. 회사는 나의 목적지가 아니라, 잠시 거쳐 가는 수단일 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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