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과 나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

by 김소하연

오늘도 강아지 산책을 다녀왔다. 현재 백수 상태라 집안의 강아지 산책은 자연스럽게 내 담당이 되었다. 도서관에 가는 날에는 아침 일찍 산책을 하고 집에 있는 날에는 주로 점심시간에 나간다. 산책을 미루면 귀찮아져서 아예 안 나갈 것 같아 제시간에 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때마다 직장인들과 마주치는 것이 고역이다. 우리 집 앞 산책로는 주변 회사 직장인들로 넘친다.

출근하는 사람이나 점심시간에 떼를 지어 나오는 직장인들을 마주치면 마음이 아주 복잡해진다. 그들은 다들 소속된 곳이 있어 보이는데 나만 다른 세상에 혼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사람들이 나를 무능하게 보거나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나를 집어삼키기 시작하면 점점 무서워지고 기분이 우울해진다.

이런 기분은 도서관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인들이 붐비는 시간에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이 싫다. 그래서 번거로워도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나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밥을 먹는다. 심지어는 그들과 마주치는 상황 자체가 싫어서 그냥 밥을 굶을 때도 많다. 타인의 시선을 피하느라 내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그 누구도 아무 생각하지 않고 신경도 안쓸테지만 그 속에 섞이지 못하는 나를 보면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 싫어서 의도적으로 피하게 된다. 사람 마다 그 속도가 다르다고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는 기준대로 평탄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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