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by 김소하연

핸드폰 갤러리를 넘기다가 예전 회사에서 동료들에게 받았던 선물과 편지 사진들을 보게 되었다. 사실 평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지냈던 것들인데 한 장씩 다시 넘겨보니 그때의 기억들이 아주 생생하게 떠올랐다. 사진 속 편지에는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며 힘들었을 때 나를 다독여주던 말들 그리고 내가 도움을 주었을 때 진심으로 고마워하던 동료들의 마음이 적혀 있었다.

당시에는 그저 퇴사 하는 날에 주고받는 통과의례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겼던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상대방이 얼마나 고민했을지가 느껴졌다. 내 성격의 장점을 짚어주거나 내가 했던 사소한 배려를 기억해준 편지를 보면서 내가 그 조직에서 결코 의미 없는 존재가 아니었구나 깨달았다.

선물들도 마찬가지였다. 내 취향을 고려해서 골랐던 그 물건들을 보며 누군가는 나를 위해 시간을 내고 마음을 썼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잘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가 있고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오늘 본 이 사진들은 내가 그동안 타인에게 꽤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느끼게 해주었다.

이전 회사 사람들과는 연락하지 못하고 각자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이 남겨준 편지와 선물들은 내 갤러리 안에 그대로 저장되어 있었다. 오늘 이 기록들을 다시 마주한 덕분에 마음에 위안을 얻었고 앞으로의 회사 생활에서도 누군가에게 이런 따뜻한 기억을 남겨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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