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가 좋으면 된 거 아니야?

by 괜찮지않은사람

살면서 한 번쯤은 ‘그냥, 내가 좋으면 안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너무 단순한 말인데, 세상은 그걸 참 어렵게 만들어놨다. 내가 좋다고 느끼는 감정, 내가 하고 싶은 선택, 내가 편한 방식이 늘 틀린 것처럼 여겨지니까. 무언가를 고를 때도 내 취향보다 남의 기준을 먼저 떠올리고, 행동할 때도 내가 진짜 원하는 걸 하기보다 남들이 좋아할 법한 방향을 먼저 고려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결국 나는 사라지고, 남들이 만든 기준으로 살아가는 타인의 삶만 따라가게 된다.

도대체 왜, 나한테 맞는 삶을 살겠다고 했을 뿐인데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어야 할까. 내 마음을 우선시했을 뿐인데, 왜 혼자만 생각한다는 오해를 사야 할까. 나는 그저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순간에 편안한지를 알고 싶은 거였다. 세상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애쓰다가 정작 나를 잃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런 삶은 결국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버리게 돼. 괜찮은 척, 감사한 척, 기쁜 척했던 모든 순간이 내 진짜 마음과는 점점 멀어지는 거니까.

어릴 때부터 우리는 눈치 보는 걸 먼저 배운다. ‘그건 하면 안 돼’, ‘그건 이상해 보여’, ‘그런 말은 조심해야 해’ 같은 말들. 사회에 적응하는 방법이라며 그저 배우라고만 했던 것들이 나중엔 나의 자율성과 감정을 억누르는 족쇄가 되었다. 나는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인데, 왜 자꾸 남들이 내 삶을 정의하려고 할까. 웃고 싶은 순간에 웃고, 쉬고 싶은 순간에 쉬고,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왜 나에게는 사치처럼 느껴져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이제 좀 솔직해지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달달한 디저트를 사서 혼자 벤치에 앉아 먹는 그 여유,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평온한 하루. 그런 작은 순간들이야말로 내가 ‘살고 있다’고 느끼는 시간이다. 대단한 성취도, 주목받는 일도 좋지만, 나한테 진짜 필요한 건 그런 잔잔하고 솔직한 감정들이다. 내가 좋다고 느끼는 순간, 그게 진짜 내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걸 안다. 나 하나 편하자고 모든 걸 무시하며 살 순 없고, 타인과 어울려야 하는 삶이니만큼 어느 정도의 조율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게 왜 ‘나를 완전히 포기하는 방식’이어야 하냐는 거다. 나를 아예 밀어내고 타인의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최소한 나의 감정을 존중하는 선에서 조율해나가고 싶다. 그 시작은 바로 ‘내가 좋으면 됐다’는 단순하고도 강한 문장에서부터일 거다.

예전엔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 내 존재가 의미 있다고 믿었다. 나 혼자 좋다고 생각하면 그건 오만이거나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나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많은 사람의 칭찬과 인정도 공허할 뿐이라는 걸. 결국 나를 끝까지 지켜주는 건 나 자신밖에 없었다. 그러니 이제는 조금 이기적이어도 괜찮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내가 기뻐하는 선택을 하고, 내가 웃을 수 있는 자리를 지키는 것. 그게 결국 가장 나다운 삶 아니겠어?

오늘도 나는 나에게 묻는다. “지금, 너는 너 자신을 좋아하고 있니?” 그 질문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하루라면, 그걸로 충분하다. 누가 뭐라 하든, 어떤 기준에도 닿지 않더라도, 나는 내가 좋으면 된 거니까. 남의 시선에 휘둘리느라 나를 잃어가는 인생보다, 내 감정에 솔직한 채로 하루를 살아내는 게 훨씬 더 단단한 삶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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