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쓰는 내내 계속 생각했다. 나는 누구를 위해 이 글을 쓰고 있을까. 처음엔 그저 내 속을 정리하고 싶었다. 하루하루를 허덕이며 버티던 날들, 내가 무기력하다고 자책하던 순간들,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나의 쓸쓸한 마음들을 어디엔가 꺼내놓고 싶었다. 그런데 페이지가 쌓일수록 알게 되었다. 이건 결국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나처럼 무너진 날에 아무도 곁에 없었던 사람, 잠깐 쉬었다고 죄책감에 시달리던 사람, 너무 애써왔기에 이제는 지쳐버린 사람. 바로 그들을 위한 글이었다는 걸.
우리는 너무 오래 참고 살아왔다. 참으면 괜찮아질 줄 알았고, 웃으면 지나갈 거라 믿었다.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 아무 일 없는 척 살아도, 내 안의 파도는 멈추지 않았다. 매일을 살아내는 것도 벅찬데,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목표를 설정하라고 다그치는 사회는 너무 잔인했다. 열심히 살아야만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말하던 그 모든 기준들이, 결국 누군가를 더 지치게 만들고 있다는 걸 왜 아무도 말하지 않았을까.
나는 이 책을 읽은 당신이, 더는 그 기준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란다.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괜찮고, 오늘 하루 아무 일도 하지 못했더라도 그것 때문에 자신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괜찮은 사람’이라는 틀에 맞추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기억해줬으면 한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고, 버티기만 해도 괜찮고, 오늘 그냥 쉬었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 모든 선택이 나를 살게 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에필로그는 마침표처럼 보이지만, 나는 이게 작은 쉼표이기를 바란다. 이 책을 덮는 지금, 마음 어딘가에 따뜻한 문장 하나쯤은 남아있기를. 그 문장이 아주 조용하게 당신을 위로하고, 아주 오래 당신을 안아주기를. 우리는 아직 불완전하지만, 그렇기에 더 아름답다고 나는 믿는다. 실패한 사람도 아니고, 게으른 사람도 아니다. 우리는 단지 너무 오래, 너무 많은 걸 견뎌온 사람일 뿐이다.
부디 이 문장이 당신의 하루에 작은 숨 쉴 틈이 되기를 바란다. “열심히 안 살면 어때. 그래도 살아 있는 나잖아.” 그 말 하나면, 다시 내일도 살아볼 수 있으니까. 당신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그걸 믿는다. 지금 이 문장을 읽고 있는 당신이, 참 고맙고 귀한 사람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