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 속에 버티는 법
봄이 오면 벚꽃은 망설임이 없다.
짧을 걸 알면서도 피어날 수 있을 때 온 힘을 다해 터져 오른다.
나는 그 앞에서 울었다.
“비록 짧을지라도, 한 번의 봄을 온전히 살아내라.”
그 말이 내 가슴을 쳤다.
아프지 않았던 짧은 시간,
꿈이 환하게 피어났던 스물여섯의 나를 떠올렸다.
잠시였기에 더 눈부셨고,
잠시였기에 더 아팠다.
병은 내 시간을 잘라내고
약은 내 몸을 갉아먹었지만,
그 짧은 봄날은 아직 내 안에서 살아 있다.
오늘도 바람 한 줄기에 무너질 것 같은 나에게
벚꽃은 묻는다.
“너는, 네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고 있느냐?”
나는 그 물음에 다짐한다.
다시 피어날 수 있다면,
비록 하루일지라도 나는 또다시 살아내겠노라고.
<나의 기록>
나는 벚꽃이 제일 먼저 피는 동네에 살고 있다.
봄이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이 길을 걸었다.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걷지만 한동안 외면했다.
화려함이 얼마나 짧고 쉽게 져버리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덧없이 사라지는 건 꽃만이 아니었다.
20대의 내 청춘도 단 며칠 만에 활짝 피었다가,
봄바람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나 봄은 해마다 돌아왔다.
지고 다시 피어, 더 짙은 빛을 남겼다.
어느 날, 분홍빛 물결이 바람을 타고 내 앞에 흩날렸다.
그 순간, 꽃잎 하나가 속삭였다.
"비록 짧을지라도, 한 번의 봄을 온전히 살아내라."
나는 그 말을 붙잡고 하염없이 울었다.
아프지 않았던 짧은 시간,
꿈이 환하게 피어났던 스물여섯이 떠올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