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첫날, 하율이를 안아준 건 할머니의 두 손이었다.

아이와 나, 서로 다른 하루의 시작

by 율블리

아침이 밝았습니다.

창문 너머 햇살은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지만,

제 마음은 조금 달랐어요.

오늘은 복직 첫날.
그리고 우리 둘이 처음으로 떨어지는 날이었죠.


할머니 댁 앞에 도착하자
하율이는 낯선 분위기에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어요.
저는 꼭 안아주며 이야기했지만,
아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조용히 속삭였어요.

“엄마 가지 마...”


그 순간, 할머니께서 환한 얼굴로 현관문을 열어주셨어요.
“우리 하율이 왔구나~ 아이고 이뻐라~”
따뜻한 두 팔로 아이를 꼭 안아주셨죠.

저는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기 전에
조심스럽게 돌아섰습니다.


일상으로 복귀한 하루.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은 어딘가 낯설었고,
아침에 울먹이던 아이 얼굴이 자꾸 떠올랐어요.

업무 중에도 괜히 핸드폰을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점심 무렵,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울다 지쳐서 잠들었어~ 그래도 밥은 잘 먹었어~ 걱정 말고 일해~”

사진을 보는 순간,
미안함과 안도감이 동시에 밀려왔어요.

‘하율이도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구나. 다행이다.’
그리고
‘엄마... 정말 고맙고 미안해..’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날 저녁,
집에 도착하자마자 하율이는 현관 앞으로 달려와 안겼어요.

작은 팔로 제 목을 꼭 감싸 안은 아이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설명이라도 하듯
한참 동안 저를 꼭 안고 있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아침 풍경도 달라졌어요.
제 사원증을 목에 걸고,
딸기 가방까지 들고
현관 앞에서 저를 기다리는 하율이.

“하율이도 엄마 따라 출근할 거예요!”


딸기 가방과 사원증을 메고 서 있는 장하율 사원님

딸기 가방과 사원증을 걸친
장하율 사원님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처음엔 울음으로 시작됐던 우리의 아침이
이제는 웃음으로 시작되는 날도 생기기 시작했어요.



엄마와 아이.
아직은 서툴고 조심스럽지만,
서로의 세계를 조금씩 이해하며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에요.

이별도, 기다림도,
결국은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걸
그 작은 아이가
하루하루 제게 가르쳐주고 있어요.



오늘도 우리는
서로 다른 하루를 살아내고,
다시 꼭 안으며 마무리합니다.

그렇게,
하율이와 저는

매일 함께 자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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