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안아줄게

지쳐 있는 엄마에게, 하율이가 건넨 가장 따뜻한 위로

by 율블리

하루가 유난히 길게만 느껴지던 날이 있었어요.

회사 일은 너무 바빴고,

집안일은 쌓여 있고,

하율이의 작은 칭얼거림에도

마음이 자꾸만 가라앉던 그런 날이었죠.


힘들고 지쳐 무표정한 얼굴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순간

하율이가 조용히 제 옆으로 다가왔어요.

그 작은 손으로 어깨를 두드리며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오늘은 내가 안아줄게"


하율이는 그렇게 말하며

저를 꼭 안아주었고,

작은 손으로 어깨와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었어요.

그 순간,

참았던 눈물이 쏟아질 뻔했어요.

마음속 깊은 곳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죠.


어떻게 이토록 작은 아이가

엄마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알아줄 수 있을까요?

하율이는 그저 안아주었을 뿐인데,

그 손길은 마음을 다 녹여주었어요.


그리고 잠시 후,

하율이는 말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갔어요.

슬쩍 문틈으로 들여다보니

바닥에 흩어진 장난감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었어요.


"하율아 뭐 해? 하고 물으니

하율이는 고개도 들지 않고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가 힘드니까 내 방은 내가 치울게."

작은 손으로 장난감을 모으는 그 모습이 왜 그렇게 울컥하던지요.






육아는 언제나 따뜻하고 사랑스럽지만은 않아요.
어떤 날은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짜증을 낼 때도 있죠.

“왜 엄마 말 안 들어?”
“엄마도 힘들어!”

툭툭 내뱉은 말들 뒤로
후회와 자책이 따라올 때가 많아요.


하지만 그런 날에도

우리는 서로를 안아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미안해"와 "괜찮아"를

토닥토닥으로 전할 수 있어서,

우리는 여전히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봅니다.


오늘도 저는 하율이에게 배우고,

하율이는 저에게 기대며 자라요.

서툰 엄마이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그 서툼마저 사랑이 되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날을 다시 떠올리며 조용히 웃게 되겠죠.

"그날, 엄마는 너무 지쳐있었는데,

하율이가 안아주고, 자기 방도 치워줬었지."


오늘도 우리는

그런 사랑 하나를 품에 안고

함께 자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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