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혼자 갔어요. 그것도 아주 당당하게요.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하율이의 첫 등원날이었어요.
전날 밤부터 마음이 괜히 싱숭생숭해서
물통을 확인하고, 손수건을 확인하고,
마스크도 확인하고,
가방 지퍼도 세 번은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어요.
정작 하율이는 아무렇지 않은데
제 마음이 자꾸만 들썩였죠.
‘아... 아마 울겠지?’
‘혹시라도 안 떨어지면 같이 들어가야 하나?’
머릿속엔
열 가지가 넘는 시나리오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어요.
작디작은 하율이가
자기 몸만 한 가방을 메고
현관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는데,
웃기고, 귀엽고,
정말 이게 현실인가 싶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어린이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날은 부모가 교실까지 같이 들어가
함께 있어줄 수 있는 날이었거든요.
다른 아이들은 울고 불고,
“엄마, 같이 가~” 하며 매달리기도 하고,
몇몇 부모님은
아이 곁에 함께 앉아주기도 했어요.
물론, 저도 그럴 준비가 되어 있었죠.
“괜찮아~ 엄마도 하율이 옆에 있어줄게.”
그렇게 말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엄마는 안 들어와도 돼.”
하율이는 또렷하게 그렇게 말하더니,
그 한마디와 함께
정말 혼자 걸어 들어갔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았어요.
어이없고,
당황스럽고,
그런데 이상하게 서운했어요.
저는 그 자리에 멀뚱히 서 있다가
‘정말 안 울었네…’
작게 중얼거리며 천천히 돌아섰습니다.
퇴근 후 어린이집에 다시 갔더니,
하율이는 세상 신난 얼굴로 달려왔어요.
“엄마! 나 밥 다 먹었어!
쉬하러 혼자 다녀왔어!
기저귀도 안 했어!”
자신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고서 제출하듯 또박또박 말하는 아이.
그 순간, 마음 한구석이 찡했어요.
‘아… 정말 많이 컸구나.'
그날 밤,
자는 아이의 얼굴을 보며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그래, 너 정말 잘했어.
근데... 엄마는 오늘 좀 서운했어.”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자랍니다.
하지만
그걸 진짜로 실감하는 순간은
항상 이렇게,
조용히, 웃기게,
그리고 조금은 울컥하게 찾아오는 것 같아요.
그렇게,
아이도 저도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