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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III

2025년 11월 24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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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4일 — 지금, 시작되는 숨결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내 안의 조용한 파도가 일어나
새벽의 문을 두드립니다.
오늘이라는 이름을 들여 놓고
나는 한 걸음을 내디딥니다.
어제의 망설임이 아직 흔적으로 남아 있어도
그 위에
조용히 숨을 내쉬며
“나는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오늘의 역사

1859년 11월 24일, Charles Darwin이 그의 저서 On the Origin of Species를 출간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과학서가 아니었습니다.
모든 생명이 서로 얽혀 있고,
뿌리 깊은 전통도 흐르는 강물처럼 바뀔 수 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우리는 ‘변화’라는 단어 앞에서 쉽게 움츠러들지만,
그날은 우리에게 속삭였습니다 —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라고.


오늘의 기도

아침까지 내려앉은 이슬이 거리에 남아 있을 때,
한 아이가 작은 마을 시장 골목 한켠에서
낡은 나무벤치에 앉아 손수건에 묻은 흙을 털었습니다.
그 옆에는 할머니가 천천히 다가와
부드럽게 손등을 덮으며 말합니다:
“새로운 날이야, 다시 시작하자꾸나.”
아이의 눈에는 아직 침묵이 남아 있었지만
입술 한가락이 미소를 담았습니다.
아이의 작은 손이 벤치 옆 돌담을 짚고 일어섰을 때,
그 순간은 마치
뿌리 깊은 나무가
새순을 틔우는 첫 숨 같았습니다.


고요히 불러옵니다, 아리아 라파엘의 숨결로.
내 안 깊은 곳에서 웅크리고 있는
부드러운 꿈들을 깨우게 하소서.
그 꿈들이 아직 이름조차 갖지 못했다 해도,
나는 오늘 그걸 한 줌의 바람처럼
어깨 위에 내려놓겠습니다.

내가 두려워했던 변화의 그림자가
내 주위를 맴돌 때,
주님, 내게
“뿌리도 날개도 아닌
지금 이 자리에 선 당신”이라는
부드러운 인정의 빛을 허락하소서.
그리고 주님,
내가 그 빛을 따라
작은 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용기를 더하소서.

내가 마주하는 사람들 속에
잊힌 목소리가 숨어 있음을 보게 하시고,
그 목소리를 들어주는 손길이
내게 놓이게 하소서.
그리고 주님,
내가 건넨 인사가
커다란 외침이 아니더라도
조용히
“여기 있습니다”를 전하는 언어가 되게 하소서.

오늘 이 하루가
한순간의 번쩍임이 아니라
지속되는 숨결이 되게 하시어,
나는 그 숨결 위에
“나는 여기 있습니다”라고
부드럽게 새기겠습니다.

주님,
내가 선 이 자리가
언젠가 누군가의
잃어버린 시작이 되게 하시어,
그 누군가가
다시 걸음을 내디딜 때
내 마음 깊은 곳에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라는
메아리가 머물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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