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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III

2025년 11월 30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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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30일 — 고요를 향해 쉬어가는 날


오늘의 역사

1982년 11월 30일 — 마이클 잭슨, Thriller 발매

세계는 그날, 음악이 한 시대를 넘어
문화의 모양을 바꾸는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한 장의 앨범이
두려움과 상상력, 흥분과 예술성을 뒤섞어
새로운 감각의 문을 열었고,
수많은 사람에게
‘표현한다는 것’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우리 역시 마음속에서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이 오래 머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 감정들의 그림자까지 끌어안아야
비로소 나만의 리듬이 생겨나는 법입니다.


오늘의 에피소드

늦가을 저녁,
동네의 작은 음악 카페에서
한 청년이 무대 없는 무대에 앉아
기타를 살며시 꺼내 들었습니다.

손끝이 조심스레 튕기기 시작하자
낡은 스피커보다 더 따뜻한 음이
공간을 천천히 채웠습니다.

그는 불안해 보였지만
노래가 흐르기 시작하자
숨을 고르고,
자신이 내는 소리 속에
조금씩 마음을 기대기 시작했습니다.

카페 구석의 손님 한 명이
작게 박수를 보냈고,
그 작은 박수는
청년의 어깨를
조금 더 부드럽게 내려놓게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작고 진심 어린 울림을 만나
하루의 거친 부분을
조금씩 덜어내며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내 마음 깊은 곳의 그림자까지
부드럽게 바라보게 하소서.

감추고 지나가려 했던 감정들에도
자리와 이름을 허락하여
내가 나를 완전하게 안아줄 수 있도록
빛의 여백을 열어주소서.

스스로의 불안에 갇혀
도망치던 날들이 있었다면
그날들마저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소중한 흔적임을 알게 하소서.

누군가의 작은 박수,
따뜻한 시선 하나가
상처 난 내면을
조금씩 덮어주는 기적이 되기를 바라며,

내가 건네는 말 한 줄,
머뭇거리며 내미는 손길 하나가
또 다른 이의 삶에
은은한 빛으로 머물게 하소서.

내 안의 소리들이
두려움보다 사랑에 더 많이 기울게 하시고,
오늘의 나를 움직이는 리듬이
조용하고도 단단한 평온이 되게 하소서.

이 하루가
느리게, 그러나 진실하게
나를 맑아지게 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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