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일
1942년 12월 2일 — 시카고 파일-1, 인류 최초의 통제된 핵분열 반응 성공
한 움푹 파인 지하실에서
과학자들은 조심스레 숨을 고르며
인류가 처음 마주하는 새로운 불빛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순간은
파괴의 가능성과
진보의 가능성이
한 점에서 맞닿아 있던 떨림의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큰 힘이란
언제나
조용한 시작 속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을
오늘의 역사는 속삭입니다.
늦은 밤,
편의점 앞 가로등 아래에서
한 택배 기사가
젖은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고
숨을 크게 골랐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지만
그 순간
지나가던 아르바이트생이 조용히 다가와
따뜻한 음료 하나를 건넸습니다.
“춥죠… 잠깐만 쉬어요.”
말은 짧았으나
그 따뜻한 캔의 온기가
작은 햇불처럼 손끝에 번지며
택배 기사의 굳었던 표정을
서서히 풀어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빛은
방정식 속에서만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한 사람의 손에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건너가는 순간에도
깊게 피어납니다.
오늘,
내 안의 조용한 불씨가
꺼지지 않게 지켜주소서.
세상의 속도가 너무 빨라
내 마음이 뒤처진다 느껴질 때에도
숨을 고르고
내 안의 빛을 다시 만나는
고요한 시간을 허락하소서.
누군가가 지쳐
몸을 가누기 어려울 때
내 손에서 건네는 작은 온기가
그들의 하루를 다시 일으키는
부드러운 불빛이 되게 하소서.
거대한 변화는
멀리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마음 하나,
오늘의 친절 하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하시고,
두려움과 희망이
한 자리에 놓인 순간을 마주할 때
나는 파괴가 아닌
생명의 방향을 선택하는
고요한 용기를 품게 하소서.
내가 머무는 이 하루가
작지만 또렷한 빛을 품어
누군가의 어둠을 비추는
따뜻한 흔적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