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8일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새벽의 숨결이 차분히 번지는 시간,
세상은 아직 반쯤 잠들어 있으나
우리의 하루는 이미 천천히 깨어나고 있습니다.
어제의 흔적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더라도
아침은 늘 그렇듯
다시 시작할 자리를 조용히 마련해 줍니다.
우리는 그 부름에 응답하듯
오늘도 또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1980년 12월 8일 — 존 레논 서거
음악을 통해 평화를 노래하던 한 사람의 생이
갑작스러운 총성으로 막을 내린 날.
세상은 비극 앞에 크게 흔들렸고
그의 목소리는 더 이상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었지만,
그가 품었던 ‘평화에 대한 꿈’은
오히려 더 선명한 파문처럼
전 세계의 마음에 깊숙이 남았습니다.
오늘의 역사는 말합니다.
한 사람의 노래는 사라질 수 있어도
그 노래가 불러낸 희망은
결코 쉽게 꺼지지 않는다고.
아침 햇살이 막 번져 나오던 길가에서
한 중학생이 기타 케이스를 열며
작게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앞을 지나던 한 중년 남성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학생은 머쓱한 듯 웃으며 말했습니다.
“많이 부족하죠… 그래도 연습하면
언젠가 사람들에게 따뜻한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요.”
남성은 조용히 손을 모아 박수를 쳤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따뜻합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누군가의 마음을 꼭 비출 거예요.”
학생은 그 말 한 줄에
얼굴이 환히 밝아졌고
떨리던 손끝이 다시 곡을 이어갔습니다.
세상은 종종 거친 소리로 우리를 위협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누군가의 진심 어린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노래를 태어나게 합니다.
평화는 그렇게,
아주 작은 인간의 온기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내 마음을 어지럽히던 소음들이
부드럽게 잦아들게 하시고
그 빈자리마다
선한 멜로디가 흐르게 하소서.
타인의 상처를 느낄 수 있는 귀를 주시고
나의 자존심보다
화해를 먼저 선택하는 손을 주소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
거대한 외침만이 아니라
작고 따뜻한 순간들 속에서
조용히 싹튼다는 것을
내 오늘이 기억하게 하소서.
누군가에게
빛 한 조각을 건네는 말,
지친 어깨를 잠시 쉬게 하는 미소,
어둠을 조금 밀어내는 노래가 되어
흘러가게 하소서.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너그러움을 허락하시어
두려움의 잔향이 사라지고
맑아진 마음으로
하루를 걸어갈 수 있게 하소서.
이 작은 세상 안에서
서로의 평화를 지켜주는 존재가 되게 하시며,
오늘 또한
빛을 잃지 않는 노래로 채워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