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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부모가 정의선 회장님께 보내는 편지

by 가은이 아빠

안녕하세요, 회장님.

저는 자랑스러운 현대자동차그룹의 직원이자, 소아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버지입니다.


회장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철학. 삶의 가장 절박한 순간 속에 있는 요즘, 저는 누구보다 그 철학에 담긴 '이동과 연결의 중요성'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의 항암 치료가 시작되고 병동에서 지새운 수많은 밤들 속에서, 병동안 부모끼리 나누는 따듯한 위로의 한마디와 작은 온기 덕분에 저는 버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희 아이가 암 확진을 받고 처음으로 입원하던 날, 낯선 병원에서 어쩔 줄 몰라하던 저희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준 그날의 기억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아기 주스와 유기농 간식, 그리고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우리 가족에게 건네주며 위로해 주었던 날. 누구보다 그 아픔의 깊이를 서로가 이해하는 만큼, 여러 보호자 분들의 따듯했던 말 덕분에 저는 그 고독했던 첫날밤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받았던 그 감사함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도와드리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위태로운 삶의 언저리에 내몰린 우리 부모들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찰나, 한 엄마의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몇 주간의 치료 끝에 마침내 퇴원하고 전라남도 나주로 돌아가는 길.

치료비 및 경제상황 때문에
남편은 일을 하여 올 수 없고,
결국 엄마가 운전을 하여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장기간 간병한 탓에
체력은 바닥났고,
교통체증으로 6시간 동안 장거리 운전을 하며
자연스럽게 눈이 감긴 나머지
큰 사고가 날 뻔했던 아찔했던 기억.

아픈 딸아이가 뒷좌석에 있는데
자기 자신의 몸이 컨트롤되지 않아
몇 번이나 울었다는
한 엄마의 너무나 가슴 아픈 사연.


결국 치료비보다 더 무겁게 다가오는 ‘체력의 고갈’을 마주할 때, 우리 부모들이 겪는 이동의 고통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저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어, 병원을 오가는 고단함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원활한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만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지방에서 올라와야 하는 소아암 가정들은 너무나 열악한 환경 속에 놓여 있습니다.


아픈 아이를 안은 상태로 기차에 짐을 싣고, 대중교통과 택시를 반복 이용해서 힘들게 서울로 오는 현실.

혹은 면역력이 바닥인 환아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개인 승용차로 자식을 격리해 주는 게 최선인 가족.

그렇게 지쳐 있는 마음 위에, 또 다른 육체적 고통이 쌓이게 되는 악순환의 구조


응급치료를 위해 1분 1초가 아쉬운 순간, 아픈 아이가 옆에서 울고 있는데 앞만 보고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에 대중교통을 더해 이동한다는, 정말 우리 소아암 환아 부모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생명의 단어 앞에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단순 매너가 아닌 생존이라는 버거운 현실의 순간들입니다. 결국 그 안에 담긴 눈물과 한숨은 누구도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고통이 되어 저희들을 압박합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이동의 부담은 단지 불편함을 넘어 ‘의료 접근의 형평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13년간 회사를 다니며 몸소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 자동차 그룹은 이런 보이지 않는 고통까지도 함께 고민하고 있는 회사라고. 그래서 조심스레 제안드립니다.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소아암 가족들을 위한 ‘병원 연계 차량 지원’ (기프트카 활용)

장기 치료 가족에게 제공하는 임직원의 ‘따듯한 픽업 또는 퇴원 서비스’ (직원들의 자발적 봉사활동 연계)

학교를 휴학하고 병원에만 있는 소아암 아이들에게 리프레쉬 기회를 줄 수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 투어 제공


우리 소아암 부모들은 아이가 표현하고 인내하는 고통들을 온전히 두 눈으로만 봐야 할 때, 이미 하루에 몇 번씩 무기력하게 무너집니다. 그래서인지, 병원에 있어보면 항상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만약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이미 수많은 사회약자분들을 위해 달려온 현대차그룹의 공헌이, 이번에는 아픈 아이들의 회복을 돕는데 연결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치료를 위한 이동과 그 이동이 우리 아이들의 희망찬 미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이 세상 누군가는 도움이 절실합니다.


우리 회사에 몸담고 있는 수많은 따뜻한 동료들처럼, 그 따뜻함이 진짜로 필요한 곳에 닿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저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직원이라는 사실이, 그리고 이 안에서 함께하는 수많은 따뜻한 사람들을 안다는 사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 편지가 한 아버지의 바람에서 실제 희망이 씨앗이 되기를,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병상안 부모의 마음을 대표해 보았습니다. 회장님의 진심 어린 리더십에 언제나 깊이 감사드리며, 저는 항상 현대자동차그룹을 응원하겠습니다.



<교통약자에게 이동의 편의를 제공하는 기프트카 서비스>



<휠체어 사용 장애인에게 특별한 시간을 제공하는 기아 초록 여행>



< 소방관 회복지원 수소전기버스 기증>



<소아암 글로벌 치료 지원, 현대 호프 온 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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