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 감정인데요
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감정을 마주한다. 그런데 그 감정이 정말 ‘내 것’이었는지, 되묻게 될 때가 있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누군가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며, 나는 과연 나의 감정을 먼저 들여다봤을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감정을 잘 모른다. 자신의 마음보다, 상대의 감정과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배려가 때론 자기 자신을 잃게 만든다.
나는 꽤 긴 시간, 나에 대해 고민해 왔다.
생각이 많았고 그로 인해 혼란했던 나는, 행동에 드러나는 감정을 먼저 바라보고 인정하려고 애썼다.
내 감정이 어떤지 살펴보지 않은 채, 상대의 감정에만 몰두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건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일이다.
타인의 감정에 매몰되면, 결국 나의 감정은 구석으로 밀려나 숨어버린다. 그렇게 쌓인 감정은 무게를 더하고, 내가 모르는 사이 감당할 수 없는 버거움으로 돌아온다.
남은 것은 결국 타인의 감정뿐이다. 누구도 돌아봐주지 않던 나의 마음은 어딘가에 떠다니고, 존재하지 않았던 나는 결국 그렇게 사라진다.
고려하지 않았던 나의 마음은,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다.
애초에 없던 나의 마음, 그걸 찾아 잡는 것은 결국 나에게 달렸다.
예를 들어, 반복되는 약속 취소와 연락 없는 펑크.
그럴 때 나는 서운함을 느낀다.
그러다 곧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속이 좁은 건가?”
“이 정도는 이해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나의 감정은 감정일 뿐이다. 특별한 이유를 찾지 않아도 내가 느끼는 그 순간의 내 감정은 그냥, 그게 답이다.
의심할 필요 없다. 나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한 후에 상대에 대해 떠올려도 늦지 않다.
'나는 지금 서운하구나.'
특정 사람과 함께 있을 때마다 비슷한 감정이 반복된다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나의 어떤 부분을 건드리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내 안에서 반응하는 감정의 패턴을 찾아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에 불편을 느끼는가?
왜 그런 감정을 반복해서 느끼는가?
이 질문들에 귀 기울이다 보면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진다.
감정은 타인에게 이해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언어다.
나를 먼저 돌아볼 줄 아는 사람만이 나를 보호할 수 있다. 타인에게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타인과 나의 다름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그러니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타인의 반응보다 나의 내면을 먼저 살펴보자.
나에 대한 이해가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