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108화 친구보다 돈이 더 소중해?

내가 가장 아픈 건… 혼자였을 때야.

by 동룡

형준의 ‘콜로세움’은 단 하루 만에 문을 닫았다.
그날, 수빈의 얼굴은 멍으로 뒤덮여 있었고
지금 이 순간, 담임 선생님은 수빈의 어머니 앞에서 깊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정말… 이렇게 될 줄은…”

수빈의 어머니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아이의 손을 꼭 쥔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교실.

문이 쾅하고 열리더니 선생님이 들어왔다.
아이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교탁 위에 출석부가 던져지며, 울분이 폭발했다.

“어디서 진짜 그런 못된 것만 배워 오는 거야?!”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운동을 함께 하고 알려주는 것까진 좋아.
근데 친구끼리 싸움을 붙이고,
그걸로 도박을 하고, 간식을 팔고—도대체 왜?!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게… 그깟 돈이야?!”

잠시 정적이 흘렀고, 그 틈에 형준이 조용히 말했다.

“… 돈보다 소중한 거요? 전 정연이가 제일 소중한데요.”

규만도 어깨를 으쓱이며 덧붙였다.

“뭐… 나도 민지가 최고고…”

선생님이 얼굴을 찌푸리며 되묻는다.

“뭐?! 수빈이 얼굴 좀 봐!
정연이나 민지 얼굴이 저렇게 됐으면, 기분이 어땠을 것 같니?!”


형준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그런 놈이 있으면요… 그냥 이나래 옆에 눕혀줘야죠.”

규만도 잔잔하게 한마디 더 얹는다.

“그럼 그냥 은하철도 타고… 응급실 직행이죠.”

그 순간, 민지는 규만의 귀를 꺾으며 쏘아붙였다.

“야. 지금 그게 할 말이냐? 눈치 좀 챙기자, 제발.”

정연도 조용히 형준의 옆구리를 정확히 가격했다.

“리버샷이다!! ”

“끄응… 짧은 시간이지만… 잘 배웠는걸…
이 펀치… 제법 괜찮아…”

선생님은 달력을 바라본다.
오늘 날짜에 동그라미가 그려진다.


다음 주, 여름방학.

‘일주일만 버티자…’

점심시간.
아이들은 여전히 어제 있었던 싸움 이야기로 들떠 있었다.

“정예린, 진짜 멋졌어! 사이드 스텝에 미들킥! 완전 프로였잖아!”

“그거 알지? 파운딩 들어가자마자 최수빈 눈에서 피가 터졌대.”

“야, 근데 최수빈도 잘 버텼어~”

그 대화 속, 신혁만은 말이 없었다.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양호실로 향했다.

잠시 후, 그는 약과 밴드 몇 개를 들고 돌아왔다.
수빈의 자리로 가 조심스럽게 건넸다.


“이거… 바르면 조금 덜 아플 거다.”

수빈은 고개를 들었다.
눈가에는 피멍이 가득했고, 표정은 무너질 듯했다.

“… 왜 나한텐 이렇게 해주는 거야?”

신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북한 특유의 억양으로 툭 던지듯 말했다.

“난 북에서 와서 콜로세움 못 간 거고,
넌… 왕따라서 못 간 거잖아.”

“… 그게 위로냐?”

“그게 위로면 다행이고.
근데 너… 잘 싸웠다. 겁내지 말고 더 때리라 했어야 했는데.
다음에 또 붙게 되면… 진짜로 실력 보여줘라.”


수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눈에 어린 감정은… 아픔이 아닌, 묘한 울컥함이었다.

신혁은 다시 책상으로 돌아가며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맞는 게 아니고… 혼자인 거야.”

수빈의 시야가 흐릿해졌다.
이번엔, 피가 아니라 눈물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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