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린 vs 수빈, 인성초 격투 대전 개막!
“자~ 정연아! 원투는 하나, 둘~이 아니고, 빠빡! 한방에 들어가는 거야!
손은 뒤에서 끌어오지 말고, 밑으로 내리지도 마! 제자리에서 빠빡!
발목부터 무릎, 허리 회전으로 툭툭! 이해돼?”
형준은 진지한 복싱 트레이너처럼 정연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사실 정연은 처음엔 ‘이딴 거 왜 해’라는 표정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땀 흘리며 진심으로 배웠다.
물론, 이유는 한 가지였다.
“내가 이걸 배워서… 널 진짜 세게 때릴 거야.
그러니까 내 책상에 붙인 그 이상한 푯말이나 당장 떼!!”
형준은 히죽 웃으며 장난쳤다.
“잠깐 배운 사람한테 맞으면...
내가 흘린 땀이 너무 아깝지 않냐? 크크~”
형준의 격투기 사업은 순항 중이었다.
우덕은 싸움이 열릴 때마다 자체 배팅 시스템 ‘인성벳’을 돌렸고,
아이들은 수업 끝나면 복싱, 무에타이, 주짓수 중 하나씩 골라 배웠다.
민지, 태연, 지수, 예린…
여자애들도 하나둘 종목을 정해 진지하게 수련 중.
“좋아요~ 우리 수강생 여러분~
운동은 정신 건강에도, 미모 유지에도 아주 좋습니다~
고른 종목들도 아주 잘 어울려요~ ”
형준은 오늘도 호쾌하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구석진 곳.
그 기세 좋은 분위기 속에서 외톨이처럼 앉아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수빈과 신혁.
형준의 사업장에는 둘 다 출입 금지였다.
수빈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래야... 얼른 나아줘... 나 진짜 외로워...”
그 옆에서 신혁이 고개를 기울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는야... 북에서 넘어온 몸이니까 그렇다 쳐도…
너는 왜 못 들어가는 건가?”
수빈은 입술을 앙다물다, 울컥 터뜨리듯 말했다.
“... 왕따니까.
저기 저 여자애들 다섯 보이지?
남자애들이 매일 붙어서 알려주고 잘해주는 애들.
걔네는 우리 학교 최고 인기스타야.
난 걔네랑은 비교도 안 되는 애야…”
신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올렸다.
“허허, 그런 게 뭐 중요하냐.
거 그냥... 겉껍데기 아닌가.
실력으로 보여주면 되는 거야.
덩치로 보면 네가 다 이길 텐데,
제일 보기 싫은 애 하나 골라서 붙어보라우.
딱 붙어서, 땅바닥에 누여주면 돼.”
수빈은 깜짝 놀라다가, 그 말에 어딘가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지갑엔 그동안 모은 용돈 3만 원.
이건… 기회였다.
“나!! 삼만 원 있어!!!
정예린 나와!! 나랑 한판 붙자!!”
수빈의 외침은 충격파처럼 퍼졌고,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정적이 흐른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
형준은 배를 잡으며 웃었다.
“푸하하하하!! 야~ 예린아, 너랑 한판 하자는데?
내가 특별히 이건 빅매치로 세팅해 줄게~
5라운드짜리. 삼만 원 받고~ 너 OK만 하면 바로 콜!”
예린은 눈썹을 올리며 웃었다.
“내가 만만해 보이나 본데...?
그래. 나쁘지 않네.
학교 끝나고 함 붙자.”
점심시간이 되자, ‘예린 vs 수빈’ 소식은 1학년 전체에 퍼졌다.
우덕은 환호하며 티켓을 팔고 있었다.
“빅매치다!! 예린 승률 95%!! 수빈은 역배야~
티켓 사자! 사자!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 될 거야!!”
규만과 대용은 관람객을 위한 간식 부스를 설치했고,
형준은 경호팀에게 명령했다.
“구경비는 인당 1000원.
절대! 몰래 들여보내지 마!
선생님들한테 걸리면 우린 전원 몰살이다!!”
수빈은 마침내 용기를 낸다.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나서지 못했던 그녀가…
이제 모든 자존심을 무기로 삼았다.
그리고
그 무대를 만들어준 건...
뜻밖에도, 북한에서 온 한 친구의 한 마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