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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성인의 첫 해외여행

무엇이 달랐을까?

by 커피중독자의하루

파리 여행에서 사온 나만을 위한 기념품들을 정리해 본다.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오르세 미술관에서 사 온 르누아르의 '도시 무도회' 그림 자석이다. 냉장고에 붙여본다. 여행 속 그날들이 떠오른다. 여행 사진들을 뒤적여본다. '음, 사진마다 코디가 다 다르네, 파리지엔느답다.' 하고 웃었다.

오르셰미술관에서 사온 그림 자석

문득 나의 스무 살, 첫 해외여행이 떠오른다. 몇 주 전부터 날씨를 조사해 가며 날짜별로 코디를 짜던 파리 여행과 달리 여행객이 무슨 꾸미고 지내냐며 (원래도 별로 없던 옷을) 단출하게 몇 벌만 챙겨갔다.

IMF가 터지고 얼마 안 된 시점이었으니, 날씨조사를 하려고 해도 지금처럼 쉽게 앉은자리에서 한 손 안의 검색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굳이 찾자면 도서관에 가서 몇 권 없는 여행책 중 캐나다 부문을 샅샅이 읽어가며 날씨정보를 수집해야 했겠지.

20년 전부터 기대하고 간 파리 여행과 다르게 여행지에 대한(정확히는 여행자체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 나는 오로지 언니 말 한마디에 의존해 여행 준비를 했다.
'여름은 짧고, 겨울은 길어. 5~8월까지는 여름기간이야.'
여행 준비부터 차이가 난 나의 첫 해외여행과 현시점 마지막 해외여행인 파리 여행을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막 성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어린 성인이었던 나와 중년이 된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그 둘은 어떻게 다른 여행을 했을까?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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