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도시, 젠트리피케이션에 맞서는 백신을 맞다

2부 성공이 남긴 그림자, 젠트리피케이션

by 마나월드ManaWorld
Google_AI_Studio_2025-09-04T04_30_51.438Z.png 부제: LBP(지역기여계획), 세이프존, 게이트 - 선제적 예방을 위한 3가지 설계


2019년 봄,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여기가 제2의 성수동이 될 겁니다!"

개발업자들의 눈이 반짝였다.

새로운 신도시, 깨끗한 거리, 젊은 인구. 모든 조건이 완벽했다.


3년 후, 2022년

• 상가 공실이 빠르게 번졌다.

• 높은 분양가와 임대료가 버티지 못하는 가게들을 늘렸다.

• 저녁 7시가 지나면 거리는 금세 비어갔다.


이러한 패턴은 신도시 상업지 전반에서 반복 관찰된다. (한국부동산원, 2024–2025))


무엇이 잘못됐을까?


만약 그때, 삼송에 ‘백신’을 심었다면 어땠을까?
처음부터 LBP·세이프존·게이트를 적용했더라면 어땠을까?


처음부터 ‘백신’을 맞았다면 말이다.


세 가지 백신:

• LBP - 관계의 백신

• 세이프존 - 공간의 백신

• 게이트 - 시간의 백신


이제 우리는 실패를 고치는 법이 아니라, 실패를 피하는 법을 따라가보려 한다.


2부 6장: 성공의 백신을 맞다 - 도시를 살리기 전에 심어야 할 것들

(부제: LBP(지역기여계획), 세이프존, 게이트 - 선제적 예방을 위한 3가지 설계)


1. 도시 개발의 고질병

전형적인 실패 패턴:

신도시 개발 → 상가 분양 → 투기 과열 → 높은 분양가 →

높은 임대료 → 프랜차이즈만 생존 → 획일화 → 매력 상실 → 공실 증가


숫자로 본 신도시 상권 실패:

전국 2기 신도시 평균 (2023년):

• 상가 분양가: 1층 상가 평당 3,000만원

• 필요 임대료: 평당 15만원

• 실제 지불 능력: 평당 8만원

• 결과: 높은 공실률 (심한 곳은 25~30% 이상)

(동탄2, 위례, 김포한강, 양산물금신도시-증산 등

필요 임대료는 분양가 대비 연 5~6% 수익률을 역산한 추정치이며

지불 능력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매출 대비 임대료 비중 통계를 기반으로 함.

공실률은 공식 평균보다 심각한 특정 신축 상권의 언론보도 등을 참고함.)


왜 반복되는가?

개발 주체의 논리: "분양만 되면 된다"

분양받는 사람의 논리: "가격만 오르면 된다"

실제 상인의 현실: "임대료 감당이 안 된다"

결과: 모두가 손해


2. 첫 번째 백신: LBP (Local Benefit Plan)

LBP란?

지역기여계획 - 상권에 들어오려는 모든 사업자가 제출하는 '지역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례:

Mission District : 이름은 다르지만, 사실상 ‘LBP’가 작동한다

• 체인점 입점·확장 시 ‘조건부허가(CU)’ 심사 의무

• 심사 과정에서 지역 고용 계획 수립

• 지역 공급망(로컬 공급자) 연계

• 커뮤니티 프로그램 협약

(Proposition G, 2006 / Ordinance 235-14(§303.1), 2014 / MAP2020, 2015)


결과:

• 젠트리피케이션 속도 완화

• 지역 고용 증가

• 주민 만족도 상승


한국형 LBP 설계: 필자의 제안

[필수 항목]

1. 지역 고용 계획 (최소 30%)

2. 지역 생산품 구매 (가능한 범위, 10~20%)

3. 지역 행사 참여 (연 4회)

4. 영업시간 조정 (주민 의견 반영)


[선택 항목]

1. 멘토링 프로그램

2. 공간 개방

3. 문화 프로그램

4. 환경 개선


실제 적용 사례: 성수동 '블루보틀'

2019년 한국 1호점 오픈 전 자발적 LBP: 성동구와 상생협약 체결 (성동구청, 2019.5.3)

• 주민·상인 대상 바리스타 교육 진행

• 지역 베이커리와 협업

• 성동구민 커피 클래스 개최 (2019.11, 4회)


성과:

• 주민 반발 최소화

• 빠른 지역 정착

•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


매니저 K씨:

"처음엔 번거로웠지만, 결과적으로 훨씬 빨리 자리 잡았어요. 지역 주민이 우리 편이 되니까요."


3. 두 번째 백신: 세이프존 (Safe Zone)

세이프존이란?

상권의 일정 구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 급격한 변화로부터 보호


설계 원칙: 필자의 제시안

전체 상권의 20-30%를 세이프존으로

앵커 구역: 5-10% (절대 보호)

완충 구역: 10-15% (점진적 변화)

전이 구역: 5-10% (자율 변화)


일본 가나자와시 사례:

• 전통 찻집 거리 보호:

• 히가시 차야가이: ‘중요전통적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지정(2001) (Kanazawa City, 2001)

• 시 경관계획으로 높이·재료·간판 등 외관을 단계적으로 관리 (Kanazawa City, 2021–2024)

• 2015년 북륙신칸센 개통 이후 방문객 증가세, 보전과 관광이 함께 간다 (Ishikawa/Kanazawa, 2015)


20년 후:

• 전통 찻집 다수가 유지 (Kanazawa City・Ishikawa Pref., 2001–2010s)

• 외국인 숙박객 210% 증가 (2015~2019 / J-STAGE, 2023)

• 상권 전체 활성화


한국 적용: 전주 한옥마을 실험

2010년 세이프존 도입:

• 핵심 보호구역: 전통 업종만 (전주시 지구단위계획·경관지침, 2003)

• 완충지대: 전통+현대 융합 (전주시 경관계획, 2003)

• 자유구역: 시장 자율 (외곽 일반상업·주거지역 운영 관행 참조, 2003–2024)


문제점:

• 초기: 임대료 차별 불만 (경향신문, 2018 / 전북일보, 2018)

• 중기: 규제 회피 시도 (전북일보, 2017 / 세계일보, 2016 / 전주시 보도, 2015)

• 현재: 과도한 관광지화 (조선, 2024 / 전북중앙, 2024 / 전북도민일보, 2022)


교훈: "보호만 하면 박제가 된다. 적절한 변화를 허용해야 한다."


새로운 모델: 동적 세이프존, 제시안

고정이 아닌 유동적 보호:

• 3년마다 구역 재조정

• 주민 투표로 결정

• 성과 기반 인센티브


4. 세 번째 백신: 게이트 시스템

게이트(Gate)란?

상권 발전 단계별 자동 개입 시스템


3단계 게이트:

Green Gate (예방 단계) - 신호: 관심 증가, 매출 상승 / 대응: LBP 의무화, 세이프존 설정

Yellow Gate (관리 단계) - 신호: 임대료 급등, 프랜차이즈 증가 / 대응: 연접 규칙, CBA 협상

Red Gate (긴급 단계) - 신호: 원주민 이탈, 공실 증가 / 대응: 공공 리스백, 긴급 지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Alarm System'

City in Balance(2017–2022): (Municipality of Amsterdam, 2017–2022)

• Green(예방): 혼잡·숙박 신호 상승 → 데이터 수집·가이드라인 고지

• Yellow(관리): 특정 지표 과밀/악화 → 관광상점 신규 금지·숙박 억제

• Red(긴급): 임계 초과·주거침식 뚜렷 → 허가 전면 제한·단속 강화·임시 조치


성과:

• 젠트리피케이션 조기 감지

• 선제적 대응으로 피해 최소화

• 상권 지속가능성 확보


한국형 게이트: 세종시 도담동 적용 예시 사례(가상 시뮬레이션)

2018년 개발 시작 단계부터 적용(가정):


[Green Gate 작동]

• 첫 상가 분양 시작

• LBP 의무화 공고 (가정)

• 세이프존 20% 지정

• 기초 데이터 수집 시작


[시스템 설계]

모니터링 지표(예시):

임대료 변화율 (월별)

업종 구성 변화 (분기별)

프랜차이즈 비율 (월별)

공실률 (주별)

주민 만족도 (분기별)


자동 경보 기준(예시):

임대료 3개월 연속 5% 상승

프랜차이즈 비율 50% 초과

공실률 20% 초과


[2년 후 Yellow Gate 작동(가정)]

• 프랜차이즈 45% 도달

• 연접 규칙 발동

• CBA 협상 시작

• 매출연동 임대 권장


결과:

• 프랜차이즈 50%에서 정체

• 다양성 유지

• 공실률 5% 유지


5. 통합 적용: 하남 미사지구 시뮬레이션 (가상 제시안)

배경: 2025년 하남 미사지구 상권 조성 시작 과거 실패 학습 → 선제적 예방 시스템 도입


[0단계: 계획 수립]

2024년 1월:

• 전체 상가 500개 계획

• 세이프존 25% 지정 (제시안, 동적 원칙)

• LBP 의무화 결정

• 게이트 시스템 구축


[1단계: Green Gate]

2024년 6월 - 첫 분양:

• 분양가 가이드(상한) 적용 (제시안)

• LBP 제출 100%, 요약 공개

• 앵커 테넌트 유치


앵커 테넌트 선정:

• 지역 유명 빵집 (10년 역사)

• 독립 서점 (문화 프로그램)

• 공방 거리 (체험 중심)


[2단계: 모니터링]

매월 측정:

• 입점률

• 업종 다양성

• 임대료 수준

• 주민 반응


[3단계: Yellow Gate 대비]

예상 시점: 2025년 하반기 준비 사항:

• 연접 규칙 조례 제정

• CBA 템플릿 공개

• 인센티브 예산 확보


[예상 성과]

2026년 말:

• 공실률 10% 이하

• 독립상점 40% 이상

• 주민 만족도 80% 이상

• 지속가능한 상권


6. 반대와 비판

비판 1: "과도한 규제다"

답변: "규제가 아닌 가이드라인입니다. 미리 약속하고 시작하는 것뿐입니다."


비판 2: "시장을 왜곡한다"

답변: "왜곡이 아닌 설계입니다. 도시계획도 일종의 시장 설계입니다."


비판 3: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

답변: "맞습니다. 그래서 작게 실험하고 확대하는 것입니다."


비판 4: "비용이 많이 든다"

답변: "실패한 상권을 되살리는 비용보다 예방 비용이 훨씬 적습니다."


7. 성공의 조건

첫째, 초기 설계가 핵심

일단 망가진 후에는 늦다. 처음부터 시스템을 넣어야 한다.


둘째, 모든 이해관계자 참여

개발사만, 행정만 하면 실패한다. 주민, 상인, 전문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


셋째, 유연한 운영

경직된 적용은 부작용을 낳는다.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넷째, 충분한 인센티브

의무만 있고 혜택이 없으면 회피한다. 참여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8. 글로벌 트렌드

세계는 이미 예방으로 전환 중:

• 파리 ‘15분 도시’: 2025 주민투표로 500개 거리 보행화 추진 (WRI, 2023; Washington Post, 2025)

• 바르셀로나 ‘슈퍼블록’: 보행자 중심 재편 (ASPB, 2021; WHO, 2021)

• 포틀랜드 ‘20분 이웃’: 2035 ‘완결 동네’ 80% 목표 (Portland BPS, 2012/2020–21)

공통점: 사후 대응 아닌 → 사전 설계


아시아의 실험들:

싱가포르 HDB — 트레이드 믹스 + PQM (MND/HDB, 2022–2025)

• 1층 상가 업종 구성 관리(필수 서비스 확보)

• 필수 업종은 PQM(가격+품질)로 선정·운영

• ‘임대료 상한’이 아니라 입찰·계약조건으로 가격·서비스 관리

(PQM - 가격+품질 종합평가, 우리나라로 치면 조달청이 가성비 중심으로 조달하는 방식)


도쿄: 상점가진흥조합 (상점가진흥조합법, 1962 / METI/東京都)

• 업종 구성 자치 조정(합의·가이드라인)

• 공동 마케팅·공동시설 운영

• 후계자·승계·창업 지원 프로그램


9.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지금 당장:

내 동네 진단하기

• 현재 상태는?

• 어떤 백신이 필요한가?


제안하기

• 지자체에 정책 제안

• 상인회에 아이디어 공유


실험하기

• 우리 건물부터

• 우리 골목부터


미래를 위해:

사례 만들기

• 성공도, 실패도 기록

• 다음을 위한 자산


네트워크 구축

• 비슷한 고민하는 사람들

• 함께 해법 찾기


제도화 추진

• 조례 제정

• 가이드라인 마련


10. 결론: 백신의 의미

2025년 겨울, 우리가 실험을 시작한 동네.

저녁 8시, 거리는 활기차다.

• 독립 카페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

• 공방에서 배우는 주민들

• 골목 식당의 웃음소리


기획 담당자 L씨:

"완벽하지 않아요. 실수도 많았고요. 그런데 확실한 건,

처음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이 정도라도 된 거예요."


백신의 진짜 의미:

병을 100% 막지는 못한다. 하지만 중증으로 가는 걸 막는다.

젠트리피케이션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파괴적이지 않게 할 수 있다.


세 가지 백신:

LBP - 관계의 백신

세이프존 - 공간의 백신

게이트 - 시간의 백신


이것들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핵심 메시지:

도시는 생명체다. 생명체는 면역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거리, 우리가 짓는 모든 건물에 이 백신을 심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도시가 된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도시가 된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모든 과정의 주인공들,

7가지 이해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볼 것이다.

같은 공간, 다른 꿈.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도시는 영원한 베타버전이다. 그리고 백신은 업데이트의 일부다.





연재 주기 변경 안내

"사람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법"은 9월 1일부터 주 3회(화·금·일) 연재로 변경됩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더 많은 분들과 이 문제를 함께 생각하기 위해서

"사람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법"을 바탕으로 소설 연재를 준비 중입니다.

현재 연재를 빠르게 마무리한 뒤 소설로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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