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조타키를 잡아라

2부 성공이 남긴 그림자, 젠트리피케이션

by 마나월드ManaWorld
Google_AI_Studio_2025-09-01T10_52_56.114Z.png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 젠트리피케이션의 조타키를 잡다


2023년 9월, 서울시청 회의실.


"또 실패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의 목소리에 피로가 묻어났다.

3년째 같은 보고였다.


상생협약 체결률: 12%

자발적 참여: 사실상 0%

임대료 안정 효과: 측정 불가


시장이 물었다.

"왜 안 될까요?"


"강제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건물주 입장에서는 손해니까요."


그때 한 전문가가 손을 들었다.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싸워서 이기려 하지 말고, 함께 이익을 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2부 5장: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 젠트리피케이션의 조타키를 잡다

(부제: 연접/밀도 룰, CBA, 매출연동 임대, 공공 리스백 - 4가지 정책 도구)



1. 패러다임의 전환: 규제에서 인센티브로

기존 접근법의 한계:

"하지 마세요" 방식:

임대료 올리지 마세요 → 거부

프랜차이즈 입점 막아주세요 → 불가능

상생협약 맺어주세요 → 형식적


결과: 실패의 반복


새로운 접근법:

"이렇게 하면 좋습니다" 방식:

질서있게 변화하면 → 혜택

다양성을 유지하면 → 보상

함께 성장하면 → 공유


핵심: Win-Win 구조


2. 첫 번째 도구: 연접/밀도 규칙

문제 상황:

2022년 연남동. 100m 거리에 커피숍 15개.

스타벅스 2개

투썸플레이스 1개

이디야 3개

기타 프랜차이즈 5개

개인 카페 4개

주민 A씨: "커피 말고 살 게 없어요."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2년 연남동의 상징적인 카페 과밀 현상을 재구성한 장면.

당시 마포구는 서울시 카페 증가율 1위 지역이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 한국경제신문, 2022.09)


연접 규칙 (Rule of Contiguity):

동일 업종 연속 3개 제한 (예시)

커피숍 - 커피숍 - 커피숍 (X)

커피숍 - 베이커리 - 커피숍 (O)


밀도 규칙 (Density Rule):

(예시) 100m 내 동일 업종 40% 상한- 전체 25개 점포 중 커피숍 10개 이하- 프랜차이즈 전체 50% 이하


실제 적용 사례: 일본 교토

교토시 조례:

• 간판·표시 허가제: 지구별로 크기·조도·색채를 엄격히 제한해 과시적 브랜드 표식을 낮춘다.

• 경관·높이 규율: 역사 경관·전망을 지키기 위해 높이·형태를 통제해 거리의 맥락을 보전한다.

• 지구계획(용도 조정): 특정 지구의 용도·의장을 세밀히 관리해 업태 쏠림의 유인을 줄인다

(교토시의 ‘신경관정책(2007)’ , ‘옥외광고물 등 조례(허가제·간판 규격/색채, 최신 2021)’

‘지구계획(예: 祇園四条, 2017)’


결과:

관광객 만족도 상승

지역 정체성 유지

상권 지속가능성 확보


한국 적용 시나리오:

성수동 시범 구역 (가상):

자율 협약으로 시작

참여 건물주 인센티브

단계적 확대


건물주 B씨의 계산:

"다양한 업종이 있으면 상권이 더 매력적이 되고, 장기적으로 임대료도 안정적이다."


마나월드 코멘트: 필자의 제안

1) 측정 규칙(연접/밀도)

공간 단위: 거리 네트워크 100m (직선거리 아님, 골목 맥락 반영).

업종 분류: 카페·디저트·베이커리 등 유사 업태 묶음 표준 정의.

프랜차이즈 정의: 가맹점 수 N≥X 또는 표준화 운영 매뉴얼 보유 브랜드.

① 연접(Contiguity)

정의: 100m 세그먼트에서 동일 업태 연속 길이.

임계: 오렌지=연속 ≥3 / 레드=연속 ≥4 또는 100m당 동일 업태 ≥3.

② 밀도(Density)

정의: 100m 버퍼 내 동일 업태 점유율 p.

임계: 오렌지=지역 분포 P80 이상, 레드=P90 이상(참조구역·기준년도 표기).

P80/P90은 동일 유형 상권(관광축/역세권/주거골목 등)별로 각각 산정하고, 매년 재보정한다.

하드캡이 아닌 권고+인센티브 방식이며, 기존 점포는 존치(신규·이전부터 적용).

이와 관련된 계산 예시는 글 마지막에 첨부하니 참고하면 된다.


3. 두 번째 도구: CBA (Community Benefit Agreement)

CBA란?

지역기여협약 - 개발자/건물주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대가로 혜택을 받는 계약


전통적 CBA (미국 사례): (Staples Center/LA Live CBA, Attachment A, 2001)

LA 스테이플스 센터 (2001)

개발사 ↔ 주민단체 협약

지역 고용, 생활임금, 주거 지원


의무:

공원·체육시설 개선 $1M 이상

프로젝트 내 공개광장 1에이커 (약 1200평형)

주민 주차허가제 지원 $25k/년 × 5년

First-Source Hiring 운영(기금 $100k)

Living Wage 준수 목표(영구직 중심)

저소득 주택 20% 공급

비영리 대상 무이자 대출 $650k

연례 준수 보고 의무

테넌트 건강보험 트러스트 참여 기회 제공

불량 고용주와의 계약 회피 조항

교통·안전 liaison 배치


혜택:

승인 절차 매끄러움(smoother approvals).

지역 연합 지지 확보·반대 리스크/지연 감소.

법적 확실성(계약으로 집행 가능).

로컬 파트너십·브랜드 신뢰 강화.


정책 평가에 따르면 커뮤니티 약속의 보수적 가치 약 1.5억 달러로,

도시 보조금 규모를 상회했다는 보고(프로젝트 신뢰 제고·브랜드 효과)

(PolicyLink, All-In Cities Toolkit, 2022)


한국형 CBA 설계:

건물주/프랜차이즈의 의무:

1. 지역 고용 (30% 이상)

2. 지역 행사 참여 (연 4회)

3. 골목 환경 개선 분담

4. 심야 영업 자제


받는 혜택:

1. 용적률 인센티브

2. 세제 감면

3. 공공 홍보 지원

4. 우선 협상권


예시 사례: 성수동 '어썸플레이스'

대기업 건물주의 자발적 CBA:

1층 30% 로컬 브랜드 입점

옥상 정원 주민 개방

분기별 플리마켓 개최

청년 창업 멘토링


예상 성과:

주민 호감도 상승

브랜드 이미지 개선

임차인 이탈률 감소

매출 안정성 확보


담당자 C씨:

"처음엔 비용으로 봤는데, 지금은 투자로 봅니다.

지역과 함께 가는 게 결국 이익이더라고요."


4. 세 번째 도구: 매출연동 임대차

기존 임대차의 문제:

고정 임대료 시스템:

매출 좋으면 → 임차인만 이익

매출 나쁘면 → 임차인만 손해

결과: 갈등 구조


매출연동 모델:

(예시) 기본 임대료 (50%) + 매출의 3-5%

기존: 월 300만원 고정

변경: 월 150만원 + 매출의 4%


실제 적용 사례:

일본 '파르코' 백화점

40년간 매출연동 임대:

기본료 최소화

매출 20% 수수료(매출이 기준 넘으면 수수료율 내려가는 ‘체감형’)

공동 마케팅

장기 파트너십


결과: 2,000개 이상 임차인 포트폴리오와 장기 신뢰 - 파르코만의 리싱 능력

(Shared Research 파르코 기업분석 리포트, 2019 - 1,000엔 셔츠 20% 수록 )


한국 시범 사례: (예시)

제주 'OOOO 뮤지엄'

O동 상가 재생:

기존: 월 200만원 → 폐업 속출

변경: 월 80만원 + 매출 4%

추가: 공동 마케팅, 컨설팅


6개월 후:

공실률 30% → 12%

평균 매출 30% 상승

임대수익 총액 20% 증가


참여 상인 D씨:

"부담이 확 줄었어요. 장사 안 될 때는 임대료도 적고, 잘 될 때는 같이 나누고. 공평해요."


마나월드 코멘트:

전주시(2021)는 상생협약 + 매출연동 임대차를 채택한 상가에

내·외부 수선비 최대 2천만원을 지원하는 확산형 시범사업을 운영했다

(공공이 ‘연동 채택’에 인센티브를 붙이는 모델).


스타벅스(한국)는 다수 매장이 순매출의 약 10~16%를 임대료로 지불하는

매출연동(퍼센트 렌트) 구조로 운영된다


5. 네 번째 도구: 공공 리스백

리스백(Lease-back)이란?

공공이 공실 상가를 임차한 후, 선별된 임차인에게 재임대


작동 방식: 필자의 제안

1단계: 공실 6개월 이상 물건 선별

2단계: 공공이 시세 70%로 임차

3단계: 청년/로컬 창업자 선발

4단계: 시세 50%로 재임대

5단계: 2년 후 직접 계약 전환


해외 사례: 파리 'Semaest'

파리시 산하 공기업:

• 11개 구역 540개 상점 운영 (2022)

• 쇠퇴 상권 집중 매입/임대

• 전통 공예, 개인 상점 우선 유치


성과:

• 상권 다양성 회복 (VQ 구역 9.1% , 파리전체 2.1%, 약 4.3배증가)

• 젠트리피케이션 속도 조절 (공실증가 멈춤, 18% → 9.7%)

• 지역 정체성 유지 (라탱지구 문화상업(서점 등) 보호)

• 자산 내 공실률 < 4% 유지 (코로나 시기에도 유지)

(SEM Paris Commerces, 2023)


한국 시범 사업: 성동구 ‘성동안심상가’

• 방식: 공공기여·매입으로 공간 확보(보유형) → 저렴 임대, 독립상점·로컬 우선

• 현황: 84개 점포 확보(빌딩 36 / 1~18호점 26 / 마장청계점 22, 2024기준)

• 의미: 공실·내몰림 완충, 지역 정체성 유지(보유형 모델의 국내 레퍼런스)


서울시 ‘장기안심상가’

• 개요: 임대인–임차인 10년 상생협약(연 5% 이내 인상) + 리모델링비 최대 3천만~6천만원 지원

• 상태: 2016~(신규선정 2021 종료), 2030년까지 사후관리 근거 명문화(조례, 2023)

• 누계: 159개 상가 / 임차인 508명


공공리스백 한국 현황: 거의 없다.

공공 리스백(공실 통임차→재임대)은 제안·시험 단계.

국내 운영모델은 보유형(성동안심상가, 공공임대상가)·인센티브형(상생협력상가)이 주류.

지자체 ‘임차형’ 점 사례는 있으나 대표선례로 보기엔 이력·자료가 부족함



6. 통합 적용: 상수동 실험

2024년 상수동 시범사업 (가상 시나리오)

대상: 상수역 반경 500m 참여: 건물주 15명, 상인 150명


1단계: 진단과 협의

현황: 프랜차이즈 60%, 공실 20%

목표: 다양성 회복, 공실 해소


2단계: 패키지 적용

A. 연접/밀도 규칙:

커피숍 연속 3개 제한

프랜차이즈 50% 상한


B. CBA 체결:

참여 건물주 15명 중 12명

지역 고용, 문화 행사 지원


C. 매출연동 전환:

신규 계약 30% 적용

기존 임차인 자발적 전환 유도


D. 공공 리스백:

공실 10개 중 7개 확보

청년 창업 7팀 입주


3단계: 인센티브 제공

참여 건물주:

재산세 30% 감면

리모델링 비용 50% 지원

상생건물' 인증 마크


참여 임차인:

컨설팅 무료 지원

공동 마케팅

상생펀드 저리 대출


4단계: 모니터링

월별 측정:

매출 변화

공실률

업종 다양성

주민 만족도


예상 결과 (1년 후):

공실률: 20% → 5%

매출: 평균 15% 상승

다양성 지수: 40% 개선

주민 만족도: 크게 상승


7. 반대 의견과 대응

반대 1: "시장 개입이다"

답변: "시장을 없애는 게 아니라 룰을 만드는 것입니다. 축구도 규칙이 있어야 재미있듯이."


반대 2: "재산권 침해다"

답변: "강제가 아닌 인센티브입니다. 참여는 자유, 혜택은 참여자에게만."


반대 3: "효과가 있을까?"

답변: "완벽한 해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반대 4: "프랜차이즈 차별이다"

답변: "프랜차이즈도 환영합니다. 다만 적절한 비율과 배치가 필요할 뿐입니다."


8. 성공의 조건

첫째, 자발적 참여

강제하면 실패한다. 이익이 되어야 참여한다.


둘째, 충분한 인센티브

말로만 하면 안 된다. 실질적 혜택이 있어야 한다.


셋째, 지속적 모니터링

한 번 하고 끝나면 안 된다. 계속 측정하고 개선해야 한다.


넷째, 유연한 적용

모든 곳에 똑같이 할 수 없다. 지역 특성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9.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개인:

다양한 가게 이용하기

매출연동 임대차 요구하기

성공 사례 공유하기


상인:

연대하여 협상력 높이기

CBA 적극 제안하기

데이터 기반 대응하기


건물주:

장기적 관점 갖기

상생 모델 실험하기

지역과 함께 성장하기


시민단체:

정책 제안하기

성과 모니터링하기

네트워크 만들기


지자체:

과감한 실험하기

충분한 인센티브 제공하기

민간과 협력하기


10. 결론: 조타키를 잡는다는 것

2025년 가을, 다시 서울시청.

"상수동 시범사업 중간 평가입니다."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참여율: 73%

공실률: 8%로 감소

매출: 평균 12% 상승

만족도: 크게 개선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변화는 시작됐다.


담당자의 말:

"싸워서 이기려 했을 때는 다 졌어요.

함께 이익을 보는 구조를 만드니까 변하더라고요."


핵심 메시지:

젠트리피케이션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방향은 조절할 수 있다.


폭풍 속에서 배를 멈출 수는 없다.

하지만 조타키는 잡을 수 있다.


4가지 도구:

연접/밀도 규칙 - 질서있는 변화

CBA - 지역과 함께

매출연동 - 공정한 분배

공공 리스백 - 기회의 제공


이것들은 만능 해법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마지막 질문:

당신의 동네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작게 시작하라. 한 건물, 한 골목에서부터.


실패해도 괜찮다.

배우고 다시 시도하면 된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막는 방법,

'선제적 예방'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치료보다 예방이 낫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시는 영원한 베타버전이다. 그리고 조타키는 우리 모두가 잡고 있다.




참고사항 - 필자의 제안 연접/밀도 계산법(예시)


가상의 한 블록(0–300m)에 실제로 가게를 깔고

“100m 네트워크 버퍼”로 계산함. 타깃 업태=카페로 선정


1) 가게 배치(예시 데이터)

(가게01, 5m, 카페) (가게02, 12m, 편의점)

(가게03, 18m, 카페) (가게04, 27m, 빵집)

(가게05, 35m, 카페) (가게06, 42m, 카페)

(가게07, 55m, 라면집) (가게08, 63m, 카페)

(가게09, 71m, 카페) (가게10, 82m, 카페)

(가게11, 95m, 카페) (가게12, 110m, 약국)

(가게13, 120m, 카페) (가게14, 128m, 카페)

(가게15, 139m, 디저트) (가게16, 150m, 카페)

(가게17, 166m, 카페) (가게18, 178m, 바)

(가게19, 191m, 카페) (가게20, 205m, 분식)

(가게21, 217m, 카페) (가게22, 229m, 카페)

(가게23, 242m, 카페) (가게24, 260m, 미용실)

(가게25, 278m, 카페)


2) 100m 버퍼별 밀도(p) 계산

창을 100m로 잡아 미는(slide) 방식으로 9개 구간을 본다.

공식: p = (해당 창 내 ‘카페’ 수 ÷ 전체 점포 수) × 100%

p1.png

연접 규칙(예시 임계): 오렌지=연속≥3, 레드=연속≥4

밀도 규칙(분위수 임계): 아래 P80/P90로 판단


3) P80/P90 산출(이 상권의 “정상 범위”에서 경계값)

위 9개 p값(72.7, 70, 70, 75, 62.5, 62.5, 75, 57.1, 66.7)을 정렬해 분위수를 구하면,

• P80 ≈ 73.6%(상위 20% 시작선, 실무에선 **74%**로 둬도 됨)

• P90 = 75%(상위 10% 시작선)


따라서

• 밀도 기준 오렌지: p ≥ P80(≈74%) and <P90

• 밀도 기준 레드: p ≥ P90(=75%)


위 표에서 75–175m, 150–250m는 p=75%라 밀도 레드.

0–100 / 25–125 / 50–150은 p는 74% 미만이지만 연접 4연속이라 연접 레드.

175–275 / 200–300은 p는 낮아도 연접 3연속이라 오렌지.


4) 해석 및 적용 가이드

P80/P90은 “고정 20%/10%”가 아니라, 그 상권에서 관측된 p분포의 경계값

연접(연속≥3/≥4)과 함께 쓰면 밀도(양) + 연속성(패턴)을 동시에 잡아 낼수 있음.

이 임계로

• 오렌지→분산 권고·경관가이드,

• 레드→CBA+매출연동+리스백을 트리거 하면 됨.

keyword
이전 12화4장 보이지 않는 손은 어떻게 동네를 삼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