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사 POD 출판
자, 이제 무사히 개업을 했고 사업을 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통장과 카드도 (당장은 필요 없지만) 준비가 되었다. 이제 책을 만들어 팔면 된다.
작가의 입장에서 책을 내고자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출판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기획출판, 독립출판, 1인출판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기획출판
출판사가 작가를 선정하고 기획부터 제작, 마케팅,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
원고 투고와 인터뷰를 통해 책 내용을 기획
작가는 원고만 작성하면 되지만, 출판사의 승인을 받아야 함
초판 부수가 많고 서점 진출이 용이하지만, 작가의 자유도는 제한적
인세는 보통 7-10% 수준 (작가에 따라 다름)
독립출판
작가가 직접 기획, 편집, 디자인, 인쇄,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
작가는 완전한 자유도를 갖지만 책에 대한 모든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함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보통 300-1000만 원, 초판 부수에 따라 다름), 재고 관리가 부담
수익은 모두 작가 몫이지만 판매 채널 확보가 어려움
1인출판
개인이 출판사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형태
독립출판과 비슷하지만 출판사 등록으로 유통 채널 접근이 용이
사업자등록, 출판사 신고 등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세제 혜택 등이 있음
여러 권을 지속적으로 출간할 계획이라면 유리
여기서 나는 얼마나 지속적으로 출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자유도가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 사업 형태로 할 수 있는 1인출판으로 개업을 한 것이다.
이제, 출판의 형태는 정해졌으니, 인쇄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인쇄 방식은 아래와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디지털 프린팅 기술이 좋아지면서 POD라는 옵션이 생기게 되었다.
옵셋(Offset printing) 인쇄
일반 인쇄소에서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금속 인쇄판(plate)에 잉크를 색상별로 묻혀 찍어내는 방식
대량 인쇄에 유리: 물량이 많을수록 단가가 저렴해짐
고품질 출력: 색감과 이미지 재현력이 뛰어나고 균일함
초기비용 부담: 인쇄판 제작 등 준비에 비용이 필요해 소량 인쇄에는 비경제적
POD(Print On Demand) 인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책을 인쇄하는 방식, 디지털 프린팅
빠른 제작 속도: 별도의 인쇄판이 필요 없어 즉시 출력 가능
초기 비용 부담이 거의 없고(보통 10-50만 원), 재고 부담도 없음
품질이 오프셋 인쇄보다 떨어질 수 있고, 색감/종이 선택 폭에서 다소 제약 있음
여기서 나는, 첫 책이기도 하고 책을 우선 출판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기본적인 절차를 잘 이해하기 위해 비용 부담이 적은 POD 형태로 우선 출간해 보기로 했다.
POD 출판의 경우,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교보문고 POD, 부크크 POD인 것 같다. 실제로 부크크의 경우 브런치와 협력관계여서 POD출판을 손쉬운 형태로 하도록 연동이 되어 있었지만, 이 서비스는 최근 종료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무튼 개인작가의 경우, 출판사가 없더라도 교보문고나 부크크를 통해 POD로 출판할 수 있다. 반면 출판사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POD 방식을 잘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과거 사례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교보문고의 경우 출판사 파트너 시스템을 통해서 POD 출판이 가능하다고 가이드가 명확하게 잘 나와 있어서 우선 교보문고 POD를 통해 책을 내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교보문고의 출판사 파트너 시스템에 1인출판사로 가입신청을 했다. 생각보다 빨리 승인이 났다. (2-3일 예상했는데 당일에 완료) 교보는 승인 전이라도 POD출판에 대해 알아볼 수 있도록 꽤나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어서 꼼꼼하게 확인해 보기 좋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자료를 보며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책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대략적으로 가늠해 보았다.
책 크기는 몇 가지 표준 사이즈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다. 적당한 사이즈를 고른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여러 가지 꺼내보며 대략 어느 정도 사이즈가 좋을지 가늠해 본다.
표지의 재질은 대략 4가지 재질 중 하나로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다. 네 가지 종이 종류에 대해 간략한 설명이 적혀 있긴 했는데,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봐도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샘플로 찍어서 실물을 보고 싶은데... 하나하나 일단 검색을 좀 해보고, 내가 쓰려는 컬러를 잘 표현해 줄 것만 같은 종이로 적당히 골라보았다. 표면 코팅 여부는 천천히 정해보도록 한다.
대략 표지를 정하고, 본문의 분량과 본문 종이의 재질이 정해지면, 예상 판매가를 교보에서 책정해 준다. 책을 만드는 데 기본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있어서 그런지, 예상 판매가보다 적게 정가를 책정할 수는 없고, 예상가보다 같거나 높게만 정가를 책정할 수 있다. 이것도 대략적으로 예상 수치를 뽑으며 감을 잡는다.
콘텐츠는 크게 표지와 본문을 만들면 된다고 한다. 본문은 PDF로만 제출하면 되므로, 편한 편집 툴을 사용하면 된다. 인디자인을 아직 배우자니 조금 부담스러워서, 만능 툴인 워드(!)를 사용하기로 한다.
표지는 책을 엎드려 놓고 위에서 본 모양을 디자인하면 되는데, 직접 디자인하거나 교보에서 무료로 주는 커버를 사용하거나, 약간의 비용을 들여 교보 시스템에서 의뢰를 맡길 수도 있게 되어 있다.
나는 디자인의 'ㄷ'도 모르는 사람(참고로 저는 엔지니어 출신입니다)이지만, Canva를 결제해둔 것이 마침 있으니 일단 내가 하기로 한다. (자신감 무엇?) 본문은 작가 초안을 받아둔 것이 있으니 편집도 내가 한다.
대략 이렇게 계획을 잡고 첫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의 첫 책은 잘 나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