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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노포

by 주아

노포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

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노포의 기준은 무엇일까?

인터넷 검색을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보통 20~30년 이상
운영된 가게를 노포로 부르며,
일본은 50년 이상이 일반적입니다.

요즘 TV 나 유튜브, 블로그에

소개되는 노포를 보면

1980년대, 1990년대 오픈한 가게나

그 이상은 3대, 4대라고 불려지는 가게들이

소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식당을 기준으로 30년 이상을 유지하려면

얼마나 힘든지 자세하게 알아보지 않아도

그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 하신

주인분의 손만 봐도 알 수 있다.


관절염은 기본이고,

여기저기 칼에 베인 자국,

뜨거운 열에 의해 생긴 흉터 등

이 모든 상처가 오랜 세월을

손님들께 맛있는 음식을 내주시기 위해

노력하신 모습임을 알 수 있다.


나도 어릴 적 조모께서

식당을 오랫동안 하셨기에

식당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노포를 보면

맛을 떠나서 대단하시다는 존경심이 먼저 든다.


노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먼저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던 감자탕,

그리고 두툼한 녹두전이 생각난다.


노포에서는 친 손자/녀들이 온 것처럼

포근하게 인사해 주시던 그 인자함.

그리고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푸짐하게 내주시는 인심.

그 넉넉한 정이 노포의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른 곳과는 다르게 노포 하면

한잔이 두 잔이 되고, 두 잔이 세잔이 되는

마술 같은 일이 일어난다.

친구와 기분이 좋아서 한잔,

음식이 맛있어서 한잔,

분위기에 취해서 한잔,

할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서 한잔...


시끌시끌한 노포의 풍경은

오랜만에 만난 동네 선/후배들과

함께 있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지게 되고,

손님들 모두 그리운 할머니의 손맛 때문에

찾아온 공통점이 있기에 하나가 된다.


기분이 좋아서 합석하게 되고,

기분이 좋아서 음식을 선물하고,

기분이 좋아서 노래 한가락이 나오고,

이것이 노포에서 느껴지는 참맛이다.


이처럼 그리운 노포는 점점 사라지고,

리모델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옛날 그 모습이 그립고,

그때의 그 향수가 그리워서

과거를 떠올리며 추억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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