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공공의 역할
가장 좋은 행정이란,
예산을 많이 들이지 않고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는 것이라
늘 생각한다.
교통사고가 잦은 횡단보도나 신호등 교차로에는
과속 방지턱을 두거나 3D 프린팅을 활용해 차량 속도를 제한하기도 한다.
차량 통행이 늘 혼잡한 지역에선
오히려 차선을 줄이고 보행로를 확장해 교통량을 조절한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도시를 바꾸고, 생활을 바꾼다.
결국,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건 아이디어지 예산의 크기가 아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도시 바깥의 지역들은 전혀 다른 이유로 침묵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
청년 일자리 부족.
지방 소멸.
언제부터인가 익숙해진 이 세 단어들이
지방 도시에선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말이다.
노지 캠핑이나 백패킹을 즐기기 위해 일부러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단지 무료라는 이유로 그곳을 택하는 게 아니다.
자연 그대로의 환경,
어디서도 보기 힘든 그 풍경 때문에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다면,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그 자연을 관리하고
비용을 받아 지역 활성화를 도모할 순 없을까?
단순히 ‘입장료’ 개념이 아니라,
관리와 서비스, 경험이 결합된 공공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비용도 기꺼이 지불할 것이다.
그 수익은 지역 고용을 창출하고,
자연을 관리하는 예산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활성화에 성공한다면,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상권도 살아날 수 있다.
지역축제를 생각해 보자.
우리나라만큼 지역축제가 많은 나라도 드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생각보다 잘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지역축제를 ‘공공의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인색하다.
운영은 대부분 민간에 맡기고,
지자체는 손을 떼버린다.
최근에도 지역상권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업 컨설팅을 유치한 사례가 있었다.
초반에는 성공적인 모델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국, 그 기업이 보여준 건
‘공공의 이익’과 ‘기업의 논리’는
결코 같지 않다는 사실 뿐이었다.
결국, 사업은 막을 내렸다.
그렇다면 묻게 된다.
기업은 되고, 공공은 안 되는 건가?
이제는 공공이 나설 차례다.
지역사회는 더 이상 민간에만 기대어선 안 된다.
지자체가 관광과 축제를 활성화하려면
입찰을 주는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자체 회사를 설립하거나
지방자치도와 협업 구조를 만들어
수익을 지역에 환원해야 한다.
물론, 말이 쉽다.
하지만
이제 그런 말조차 하지 않으면
지역은 더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지방 공무원들.
지자체장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행정을 반복한다면,
그 결과는 ‘소멸’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올 것이다.
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
고령자를 고용하라.
청년 일자리가 부족하다면,
직접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라.
언제까지
지방 도시의 발전을 정부에만 기대고 있을 것인가.
우리 지역의 해수욕장도,
계곡도,
수림대도.
모두 지자체의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이 직접 관리하고,
직접 운영하고,
직접 보증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그 공간을 찾는 이들도
믿고 함께 움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