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장관
국토교통부는 국토도시, 주택토지, 건축정책과 안전, 교통물류, 항공, 광역교통, 국토정보 등 도시와 주거, 교통과 물류를 큰 축으로 담당한다.
자율주행·UAM(Urban Air Mobility) 같은 미래 산업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늘 국민의 숙제로 남아 있는 주거 문제를 총괄하는 부처이기도 하다.
그런데 늘 의문이 든다. 이렇게 국민의 삶과 직결된 부처의 장관이 정작 비전공자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역대 장관들의 이력을 보면 건설·건축·도시·교통·항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현미 장관은 정치인 출신, 원희룡 장관은 법조인 출신, 노형욱 장관은 행정관료 출신이었다. 변창흠 장관은 LH 사장 출신으로 주택 분야 전문성이 있었으나, 임기는 5개월 남짓으로 짧았다. 최근에서야 전 정권에서 박상우 장관이 도시계획 전공자로 임명되었을 뿐이다.
이처럼 경제·법·행정 출신 인사가 다수를 차지해 왔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은 행정 처리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고속도로 선형을 무리하게 휘게 만들면서도 당위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국책사업에 관여해 본 사람들은 안다.
이런 일은 하루아침에 끝나는 게 아니다. 사원으로 시작해 부장, 이사가 되기까지 축적되는 과정 속에서만 완성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국토부가 다루는 사업은 그만큼 복잡하고, 여러 전문 분야의 협력으로 진행된다.
과거 토목건설 비리가 잦았다는 이유로, 건축·토목 전공자를 일부러 배제하는 분위기마저 있었다. 현재도 건축·건설·토목 관련 공무원들은 부정부패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2~3년마다 보직을 바꾼다.
이런 구조 속에서 정책 혼선은 반복된다.
2020년대 초반, 부동산 호황기 분양시장은 아파트,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까지 불타올랐다.
오늘 산 땅이 가장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정부는 뒤늦게 주거 안정과 집값 완화를 이유로 규제에 나섰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규제와 심의가 한 달, 심지어 하루 차이로 달라졌다는 점이다. 허가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규정이 바뀌어, 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그 대표적 사례다.
합법적으로 분양신고를 마친 건축물이었음에도, 정부는 ‘위생관리법’에 포함시켜 개인이 숙박업을 할 수 없도록 막아버렸다.
사실 생활형 숙박시설은 과거부터 ‘레지던스’라는 이름으로 존재해 왔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도 주인공들의 아지트로 등장했던 장소이다. 익숙한 공간이 하루아침에 법 개정으로 규제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유는 단순했다. 주거와 유사해 전입신고가 가능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현행법상 전입신고는 어떤 용도에도 가능하지만 눈엣 가시가 돼 버렸다.
수분양자 수십만 명은 하루아침에 사지에 내몰렸다.
뒤이어 다음 정부는 이들을 구제하겠다며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건축계는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다. 복도 폭, 주차 대수 등 애초 기준이 다른 시설을 단순히 용도만 바꿔 인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용도변경 사례가 미미했던 이유다.
이 모든 과정은 장관이 비전문가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국토부 장관은 단순히 행정 관리자가 아니라, 국민의 주거와 교통, 도시와 국토를 설계하는 자리에 있다.
전문성 없는 수장이 앉았을 때 우리는 이미 가장 나쁜 시나리오를 목격했다.
국토부가 국민의 삶과 직결된 부처라면, 장관의 전문성은 행정 신뢰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 전문분야별 장관 임명 통계 (1962년~현재)
*총 27명의 장관을 분석한 결과, 겸직 등의 중복을 포함한 추산
*27명의 국토부 장관 중 약 80%가 관료·정치인 출신이었고, 건축·도시·교통 분야의 전문가 출신은 15%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