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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의 대화(캐셔)

일상을 연결해 주는 고마운 사람들

by 피티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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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 마트 구경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필요한 물건을 고르면서, 여러 가지 물품들과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계산대 뒤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신 캐셔 분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손을 움직이고, 장시간 서 있기 때문인지 그분들의 얼굴에는 피로가 묻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고객에게 미소로 응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그 자리에서 한 사람의 많은 노고와 인내가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늘 우리 곁에서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캐셔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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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저는 하루 종일 계산대에 서 있다 보니 목, 어깨, 허리가 자주 아파요. 다른 캐셔 분들도 같은 고민을 많이 하시던데요. 이런 통증은 어떤 자세 때문에 생기는 걸까요?


A1. 캐셔 분들의 경우 하루 대부분을 계산대 앞에서 같은 자세로 보내기 때문에, ‘정적인 자세로 인한 근육 긴장’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서서 근무할 때는 체중이 한쪽 다리에 쏠리거나,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는 자세, 무릎을 쭉 펴고 서 있는 자세를 자주 취하게 됩니다. 반대로 앉아서 근무할 때는 높은 의자로 인해 어깨가 말리고 목이 앞으로 빠지는 거북목 자세가 자주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자세가 반복되면 단순한 피로감이 아니라 근막통증 증후군이나 허리디스크 초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국 자세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는 근육의 불균형과 순환의 저하입니다. 이로 인해 각종 질병이나 통증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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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계산하면서 바코드를 찍거나 거스름돈을 건네는 등 팔과 손목을 계속 쓰다 보니 손이 자주 저리고 아파요. 이런 통증은 왜 생기는 건가요?


A2. 보통 반복적인 동작으로 나타나는 근육의 피로 누적 때문입니다.

캐셔 분들은 하루에도 수백 번씩 상품을 스캔하고, 손목을 돌리고, 돈을 건네는 동작을 합니다. 이런 반복적인 동작이 손목의 굴곡과 신전을 하는 근육에 미세한 염증을 일으키면서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이것은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발전되기 쉽습니다.


또한, 물건을 잡는 과정에서 팔꿈치나 어깨에도 힘이 계속 들어가기 때문에 테니스 엘보어깨충돌 증후군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통증을 단순한 피곤함이 느껴지는 것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 스트레칭과 휴식으로 관리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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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그럼 캐셔로 일할 때, 올바른 자세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요?


A3. 서서 일하신다면 양발에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무릎을 약간 굽혀 체중이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배에 아주 살짝 힘을 주는 것을 유지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앉아서 근무하는 경우에는 의자 높이와 계산대 높이의 차이가 중요합니다.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살짝 아래에 두고, 스캐너는 어깨를 많이 사용하지 않도록 팔꿈치가 90도로 굽혀질 정도에서 손이 닿을 수 있는 위치가 좋습니다.

허리는 등받이에 붙이고, 허리 부분에 쿠션을 받쳐주면 훨씬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팔은 최대한 몸통 가까이에 두고, 손목은 꺾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신경 써 주세요. 이런 작은 자세 습관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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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계산대가 바빠서 자리를 비우기 어렵지만, 그래도 틈틈이 할 수 있는 간단한 스트레칭이 있을까요?


A4. 네. 일할 때 하는 스트레칭은 짧게라도 자주 해주는 게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목: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돌리고, 어깨를 으쓱하듯 올렸다 내려주세요.

어깨: 양팔을 앞으로 뻗어 손깍지를 낀 뒤, 가슴을 열며 만세 하듯 위로 올려주세요.

손목: 한 손으로 반대쪽 손가락을 잡고, 손바닥이 몸 쪽을 향하게 살짝 당기세요. 반대 방향으로도 해주세요.

허리: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약간 굽히고 상체를 천천히 숙여주세요.


이 동작들은 모두 한자리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20~30초씩, 하루에 여러 번만 해도 근육의 긴장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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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근무를 마치고 나면 온몸이 뻐근해요. 집에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5. 네, 퇴근 후에는 온찜질로 근육을 따뜻하게 풀어주는 게 좋습니다. 만약 통증 부위가 붓거나 열감이 느껴진다면 냉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혀 주세요.


폼롤러나 마사지 볼로 어깨, 팔, 허리 주변을 천천히 눌러주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2주 이상 통증이 계속되거나 손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적인 진단이 꼭 필요합니다. 이럴 땐 꼭 병원을 방문해 주세요. 캐셔는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이 높은 직업군이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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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마지막으로, 저처럼 계산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A6. 캐셔는 단순히 계산만 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서 있고, 끊임없이 고객을 응대하며 손과 팔을 쓰는 고강도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내 몸을 아끼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통증을 참지 말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귀 기울여 들으세요. “조금 불편하다"라는 느낌이 들 때가 바로 예방의 골든타임입니다.

정확한 자세, 규칙적인 스트레칭, 충분한 휴식 —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실천한다면, 캐셔라는 일도 훨씬 더 오래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



하루 종일 계산대 앞에서 수많은 사람을 맞이하며, 빠르게 손을 움직이고도 미소를 잃지 않는 캐셔 분들.

그분들의 하루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을 연결하는 진심의 시간입니다.


바쁜 손끝 사이에는 정성 어린 응대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피곤함이 쌓여도 늘 친절을 먼저 내어주는 그 모습은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온기이자, 일상의 편안함을 지탱하는 힘입니다.


때로는 서 있는 시간보다 마음을 세우는 일이 더 힘들겠지만, 그 묵묵한 헌신이 우리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듭니다.

오늘도 자리를 지켜주시는 모든 캐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글이 캐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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