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희생으로 타인의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고마운 사람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습니다.
매일 학교 끝나면 만화방으로 가서 가장 좋아하는 만화책을 한두 권씩 빌려오곤 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만화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마음이 힘들 때 만화를 찾곤 하는데, 만화를 보면서 몰입하고 희열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힘든 마음도 금세 다독여지곤 합니다.
작은 부분이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들어간 그림,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인공들의 대사.
이러한 부분에 감동과 위로를 받으면서,
다시금 만화가란 직업의 장인 정신에 감탄합니다.
오늘은 제가 힘들 때마다 위로받은 만화가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만화가라는 직업에 대한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Q: 안녕하세요. 만화가로 일하면서 손목이나 어깨가 자주 아픕니다. 이런 증상이 직업병과 관련이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네, 충분히 관련이 있습니다. 생활 패턴의 문제 때문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지만, 보통 일상 생활하는 시간보다 작업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직업병이 원인이 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특히,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작업하고 손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손목터널증후군, 목과 어깨의 근육 긴장, 그로 인해 나타나는 어깨 결림, 허리 통증 등이 나타납니다. 이런 증상을 직업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Q: 손목터널증후군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A: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쪽에 있는 정중 신경이 눌려 생기는 질환입니다. 반복적인 손가락, 손목의 과도한 사용과 구부린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며, 초기에는 손목이나 손가락의 약한 통증만 나타나며, 심해지면 저림 증상이 생기고, 더 나빠지면 물건을 자주 놓치게 되는 힘 빠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Q: 그림을 오래 그리다 보면 어깨가 뻐근하고 목이 뻣뻣한데, 왜 그런 걸까요?
A: 장시간 앉아 작업하면 목과 어깨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됩니다. 특히 목과 어깨 뒷부분의 근육들이 긴장되는데, 이것은 고개가 앞으로 더 숙여지는 것을 뒤쪽에 있는 근육들이 막는 과정에서 힘을 과하게 사용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근육통이 심하게 올 수 있습니다. 특히 모니터나 책상 높이가 맞지 않으면 목이 앞으로 나가고 등이 굽어지는 자세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데, 이때 어깨가 올라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됩니다. 이 부담이 쌓이면 근육통과 피로는 물론 두통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요?
A: 물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자세 교정을 위해 주변 환경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의자와 책상 높이를 조절해 화면과 눈높이를 맞추고, 허리와 척추가 곧게 서도록 합니다.(눈높이는 모니터 위쪽 프레임이 내 눈과 동일한 높이에 있도록 조절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업 중 30~50분마다 스트레칭을 권장합니다. 목 가볍게 돌리기, 어깨 올렸다 내리기, 손목 움직이기, 손가락 쥐었다 펴기 등 간단한 동작을 자주 하면 도움이 됩니다.(작업에 집중해서 시간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타이머 설정을 해놓는 것을 추천드려요.)
손목 보호를 위해 손목 받침대나 패드 등 보조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스트레칭이 있을까요?
A: 네,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을 소개드립니다.
손목 스트레칭: 손가락을 펴고 손바닥이 앞을 향하도록 반대손으로 손가락을 뒤로 살짝 당깁니다. 반대로 손바닥이 나를 향하도록 반대손으로 손등을 살짝 눌러주세요. 10~15초 유지, 하루 3~5회 반복합니다.
어깨 원 돌리기: 어깨를 천천히 돌려 근육 긴장을 풀어줍니다. 팔을 움직이는 것이 아닌, 어깨를 으쓱하는 느낌으로 어깨만 움직여주세요. 시계방향, 반시계방향으로 10회 정도 가볍게 돌려주세요.
목 스트레칭: 목을 좌우, 앞뒤로 천천히 숙이며 긴장을 풀어줍니다.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작업했기 때문에 목을 움직일 때는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손가락과 손목 강화 운동: 스트레칭을 마친 뒤 고무 밴드나 작은 공을 쥐었다 펴는 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합니다.
Q: 장시간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생활 습관이 있을까요?
A: 몇 가지를 알려 드릴게요!
자주 쉬기: 장시간 한 자세를 유지하면 근육이 경직됩니다. 30초, 1분 등 짧게라도 쉬면서 가볍게 움직여주거나 스트레칭을 하세요.
온찜질과 마사지 활용: 작업 중간이나 작업이 끝난 뒤 뭉친 근육을 온찜질이나 간단한 마사지로 풀어주면 통증 예방에 좋습니다. 온찜질은 뜨거운 물로 샤워, 전기 핫팩을 사용하여 15분 정도 하시면 좋습니다.
작업 환경 개선: 조명, 의자, 책상, 펜 사용 자세까지 내가 사용했을 때 몸이 가장 편한 도구들을 선택하여 몸에 부담을 줄여 주세요.
Q: 이미 증상이 심하면 어떻게 치료하나요?
A: 증상이 심하면 자가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증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 땐 병원을 내원하여 도수치료나 물리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도수치료는 문제가 있는 근육을 이완시켜 주고, 자세를 교정합니다. 자세가 교정되면서 통증이 완화되고, 마지막엔 근력 강화 운동을 교육하거나 현장에서 실행합니다. 필요하면 손목 보조기 착용이나 약물 치료가 병행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치료입니다.
Q: 작업 중 스트레칭을 잊어버리는데, 습관으로 만들 방법이 있을까요?
A: 알람이나 타이머를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타이머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시간은 30~50분마다 타이머를 설정해 타이머가 울릴 때마다 가볍게 움직이거나 스트레칭을 해주세요. 특히, 작업 시작 전과 후에 짧은 스트레칭이나 운동 루틴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 가지 조언을 주신다면 무엇일까요?
A: 반복적인 작업을 오랫동안 하는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주 움직여주는 것입니다. 특히 상체는 과도하게 힘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로 이완하거나 휴식하는 쪽으로 관리하시면 좋습니다. 하체는 거의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가벼운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습관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면 직업병을 예방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작업과 반복적인 손목 사용은 만화가뿐 아니라 많은 직업군에서 나타나는 공통 문제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가볍게 움직여주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만 꾸준히 지켜도 몸의 피로와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만화가분들은 작업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몇 시간이고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장시간 집중하며 펜을 쥐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손목, 어깨, 목이 쉽게 뭉치고 통증을 느끼는 일이 흔합니다.
타인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작업하는 만화가분들.
자신의 희생으로 타인의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고마운 사람들.
이 글이 만화가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