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하얀 옷, 하얀 꽃, 하얀 울음바다.
눈물 흘리는 엄마 얼굴도 하얗고
사진 속 할아버지 미소도 하얗고
온통 하얀 세상 속에
오도카니 서 있는
승아 마음도 하얗지요.
무지개는 파란 띠 벗어두고
보라 띠도 벗어둔 후
하얀 꽃들을 오색 물들여요.
승아 입가에 고운 미소 번지고
엄마 눈가에도 놀라움이 번져요.
어디선가 파랑새들 날아와
무지갯빛 소리로 노래 불러요.
엄마는 몸 낮춰 승아를 껴안고
"승아야, 할아버지야."
속삭여요.
"엄마, 저기에도."
승아 조그만 손가락 끝에
보랏빛 제비꽃
마당가에서 하늘거려요.
엄마는 승아와 볼 부비며
"그래, 할아버진 어디에나 계신 거야."
기쁨의 눈물을 흘려요.
슬픔의 눈물 다 씻기어 사라져요.
무지개 흐뭇하게 승아를 보고 있는데
“무지개가 저기 있다! 잡아라!”
공기요정들이 번개처럼 날아와
무지개를 붙잡아요.
“내버려둬! 난 일을 할 거야!”
무지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쳐요.
“하늘에 떠 있으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
“세상 사람들이 한꺼번에 널 볼 수 있잖아.”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 마음에 희망이 생기지.”
무지개 고개를 푹 숙이며 슬퍼해요.
“비 온 후 갠 날, 어쩌다 아주 가끔 말이지?”
공기요정들 대꾸하지 못해요.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데,
무지개, 이때다!
바람처럼 달아나요.
“요 말썽꾸러기!”
공기요정들도 다시 길을 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