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어 실수 하나로 계약이 날아갈 뻔한 이야기

-거래처 매니저에게 “이별하자?”라고 해버린 날


이커머스 매니저와 프로모션 협력을 논의 중이었다. 그가 물었다.
“이번 프로모션, 참여하실 건가요?”

나는 파트너와 상의 후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인도네시아어로 이렇게 보냈다.


Saya putus dulu ya.


그 순간은 몰랐다.
내가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며칠이 지나도록 매니저는 연락이 없었다.
다시 어렵게 통화가 닿았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협력 안 하시기로 한 줄 알았어요...”



그제야 알았다.
putus는 ‘끊다’, ‘그만두다’, ‘이별하다’는 뜻이란 걸.
내가 무심코 보낸 그 한 줄 때문에
거래가 거의 putus 될 뻔했다.



그날 이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Universitas Indonesia 어학원에 등록했다. 1년 동안 인도네시아어를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

지금은 같은 상황에서 이렇게 말한다.


Saya akan diskusi dulu dengan partner, lalu saya kabari keputusannya.
(파트너와 먼저 상의한 후, 결정사항을 알려드릴게요.)


단어설명;

putus = 끊다, 중단하다, 이별하다 (절대 조심!)

keputusan = 결정, 의사결정 (→ 계약 관련 표현에 안전한 단어)




그 뒤로 달라진 게 많다.
시장에서 가격을 흥정할 때도,
은행에서 이상한 서류를 받았을 때도,
내가 직접 말하고 설명하고 따질 수 있게 되었다.

단어 하나가
내 비즈니스, 내 관계, 내 자존감을 바꾸는 걸
몸으로 배운 것이다.


말 한마디가 삶을 바꾼다



해외에 산다는 건, 단지 주소가 바뀐다는 뜻이 아니다. 언어를 모르면, 억울해도 말 못 하고,
잘못되어도 설명 못 한다.

하지만 단어 하나를 정확히 알면
기회를 붙잡고, 신뢰를 쌓고,
때로는 잃을 뻔한 관계도 되살릴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이곳에서 더 잘 살기 위해,
한 단어씩 배워간다.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그 나라 언어부터 배우자.




by 23년 차, 자카르타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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