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안 당할 줄 알았다 - episode 1

– 자카르타 피싱 실화




링크 피싱?

그건 늘 뉴스에서나 보는, 남 얘기인 줄 알았다.

“우리는 절대 안 당하지.”
“그건 좀 허술한 사람들이나 걸리는 거 아니야?”

그랬다.
우리는 절대 안 당할 줄 알았다.
그날 전까지는.
.

.

“오늘따라 왜 이렇게 전화가 많이 와?”

그날은 뭔가 이상한 날이었다. 아침부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줄줄이 왔다. 나는 받지 않았다. 요즘 자카르타도 보이스피싱이 성업 중이라 낯선 번호는 무시가 국룰이다.

피곤할 땐 ‘거절’이 최고의 자기 방어.
그날도 그 원칙을 잘 지켰다.

문제는 남편이었다.
.
.

“아, 진짜…”

저녁에 퇴근한 남편이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어젯밤에 Rp200,000 결제 문자가 왔었는데
아침에 확인하려다 바빠서 그냥 잊어버렸어.”

그게 바로 사건의 시작이었다.


“고객님의 카드가 도용되었습니다”


점심쯤, 남편에게 BRI 은행 문자 한 통이 왔다. 어제저녁 결제 문자가 생각난 남편은,
링크를 눌렀다.


로고도, 주소도, 구성도 정말 ‘진짜’ 같았다.

남편은 아무 의심 없이
은행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그리고, 그 순간.

Rp10,000,000 결제


또 Rp10,000,000 결제


다시 Rp10,000,000 결제


그리고… Rp100,000,000 결제



총 1억 3천만 루피아 카드결제 확인 문자 폭탄.



남편은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고

곧바로 은행에 전화해 카드를 정지시켰다.


결과는 이랬다

1억 2천만 루피아는 막았다.

천만 루피아는? 카드 고지서로.


카드 비밀번호도 안 눌렀는데?

그런데도 결제가 줄줄이 된 게 이상했다.


은행 측은 말했다.

“몇 개의 상점을 거쳐 결제된 방식이라 와드릴 방법이 없요.”


납득이 안된다.


그 사기꾼은 남편이 BRI 은행을 거래한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전화번호는 또 어떻게 알았지, 오늘 왜 남편과 나 둘 다 모르는 전화가 많이 온 거지, 주위 모든 이들이 의심스럽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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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해 봤자 잡을 수 없을 거란 현지 지인들의 말, 이럴 땐 정말 무기력함을 느낀다.



남편은 평소에도 정말 신중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당할 정도면,



나는?

식은 죽도 못 먹고 다 털렸을 거다.





by 23년 차, 자카르타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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