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춥다

-전기장판



여기서도 전기장판을 쓴다고 하면, 한국에 있는 지인들은 눈이 동그래진다.
‘그렇게 더운 나라에서 웬 전기장판이냐’며.

그렇다. 인도네시아 하면 열대야, 선풍기, 에어컨, 땀 흘리는 일상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우기, 특히 아침저녁의 자카르타는 상상과는 다르다. 문을 열면 축축한 공기 속에 시린 기운이 확 밀려든다.
내게는 춥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나만의 감정이 아니다. 이곳에서 오래 살아온 외국인 대부분이 공감한다.

게다가 자카르타보다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진짜 추운’ 곳이 등장한다.
예컨대 고원지대 반둥(Bandung)이나 뿐짝(Puncak). 뿐짝의 평균 아침 기온은 18~20도(우기엔 더 내려간다).
숲이 우거진 언덕을 따라 안개가 내려앉고, 뜨거운 커피 한 잔이 절실해지는 날씨다.
글을 쓰는 지금도 발이 시리다.


사진출처:JAKARTA, KOMPAS.TV




주말에 뿐짝으로 가는 길은 늘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다. 양방향으로 1차선씩밖에 없는 도로엔, 차들이 미어터지듯 몰려든다.
몇 년 전부터는 토요일 오전 12시 이전에는 아예 ‘일방통행’ 제도로 운영된다. 자카르타에서 뿐짝 방향은 오전 0시부터 정오 12시까지 가능하고, 그 후부터는 자카르타 방향으로만 통행할 수 있다.

한 번은 그 시간대를 넘겨 도착해, 무려 1시간을 도로 위에 서 있었던 적도 있다.
이 사실을 몰랐던 어떤 교민은 차 안에서 무려 6시간을 대기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수고를 감수하고서도 사람들은 왜 뿐짝에 가는 걸까?

무엇 때문일까.





그곳은 ‘자연’이 숨 쉬는 곳이다.

뿐짝은 인도네시아어로 ‘정상’ 또는 ‘고지대’라는 뜻처럼, 해발 1,500m에 펼쳐진 고원지대다. 넓은 녹차밭이 언덕을 따라 부드럽게 흐르고, 그 사이사이로 빌라와 이슬람 건축이 아름답게 녹아든다.

이곳은 수카르노 대통령도 반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그는 Riung Gunung Restaurant을 지어, 이 아름다움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했다.


Riung Gunung 경치, 사진출처:Top 10 Tourist


뿐짝에서는 눈을 돌리는 곳마다 풍경 엽서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Gunung Mas의 광활한 차밭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거나,
Taman Safari에서 야생동물을 만날 수도 있다.

Gunung Mas 차밭, 사진출처:wisatapuncakbogor.id


Cibodas 식물원이나 Taman Bunga Nusantara의 정원 산책은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


Taman Bunga Nusantara 정원, 사진출처:Seputarpuncak 인스타그램

그리고 Atta'awun Mosque.
산속에 고요히 앉은 이 모스크의 단순하고도 고요한 건축미는 마치 다른 시간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Atta'awun Mosque, 사진출처 : Seputarpuncak 인스타그램


그러니 우리는 간다.
주말의 정체를 알면서도, 새벽을 서둘러 짐을 꾸리고, 언덕을 올라 시린 공기 속 자연의 품에 안긴다.

그렇게 조금은 춥고, 조금은 느리며,
조금은 불편하지만 그래서 더욱 귀한 하루를
그곳에서 만난다.




by 23년 차, 자카르타 언니





참고 자료 출처

Puncak Weather Data – Accuweather

Taman Safari Indonesia 공식 웹사이트

Gunung Mas Agro Wisata – Tea Plantation & Paragliding

Top 10 Tourist Attractions in Puncak, Indonesia - Amazing Indonesia https://share.google/ZURNC1TYhWrLLZefV

Tea Walk di Gunung Mas Puncak Relaksasi kembali ke alam 86 https://share.google/KFLQc03BKP57zhEQq

https://radarbogor.jawapos.com/bogor/2474587428/cerita-dibalik-keindahan-masjid-attaawun-ikon-puncak-bog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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