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by 나루터

한국에서 대학원 생활이 마무리에 접어 들 때 쯤인 2019년 9월. 큰 태풍이 남한에 찾아왔다. 나무조차도 뽑을 기세로 매우 강렬한 태풍이었다. 밖은 어두 캄캄하고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휭휭 하면서 말이다. 천둥 번개도 내리쳤다. 본능적으로 마음 한켠이 불안 했다. 내 마음에도 태풍이 불고 있는 듯.


그러나, 그렇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태풍도 다음날이 되니 조용해졌다. 태풍 조차도 영원하지 않구나. 창창한 햇빛이 하늘을 타고 내려야 찬란하게 내리 쬔다. 찬란한 태양 아래, 어느때 보다도 푸르른 하늘에 뭉게 구름이 두둥실 떠 있었다. 온 세상을 휩쓸 것만 같았던 태풍도 잠잠해지고야 마는구나. 아니, 사라지고 마는구나. 그러나, 밝은 날씨도 영원하지 않겠지. 봄도 지나가는 것처럼.


태풍이 온다 하더라도 걱정할 건 없다.

곧, 맑은 하늘과 태양이 나타날 테니.

창창한 날씨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기뻐할 건 없다.

항상, 좋은 날씨가 유지되진 않으므로.


그러니, 담담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자.

날씨는 항상 변하고,


우리의 걱정과 근심도 평생 지속되진 않으므로.

날씨는 항상 변하고,

우리의 기쁨과 환희도 계속 유지되진 않으므로.


-태풍 타파가 지나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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