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설명하려면, 왜 더 멀어질까(소이의 시선)

by 소이

그날 이후,

나는 자꾸만

리안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어.

하지만 이상하게 ,

그는 내게 말을 줄였고

나는 괜히 연락을 아꼈지.

‘여자가 먼저 다가가면 안 된다’는

어디서 배운 낡은 조심성이

우리 사이사이를 막았던 것 같아.

그러던 어느 날,

리안이 재즈부 여학생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렸어.


그 사진 아래 ’ 이번엔 잘 되길.‘

그 말에 심장이 내려앉았어.

이게 뭐지?

그냥 친구일까?

나는 그저 지나가는 감정이었던 걸까?

그래도 애써 웃었어.

“그 사진 뭐야?”

그는 웃으며 말했지.

“아무것도 아냐.”


하지만 며칠 뒤,

자취방 침대 옆에서

머리끈 하나를 발견했을 때

내 마음은 확실히 금이 갔어.

“이거 뭐야?”

“같은 과 여자인데 피곤하다고 해서

잠깐 자다 간 거야.

실수로 두고 간 듯.”

나는 아무 말도 못 했어.

어딘가 납득되면서도,

어딘가 확신은 없었어.

한 달쯤 지나

그가 다시 연락했어.

명동에서 만났고,

그와의 대화에

나는 대답보다

침묵이 길었어.

걷기만 하니까

리안이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지.

“배고파 죽겠어. 좀 먹고 얘기하자.”

나는 멈춰 섰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럴 거면, 우리 헤어지자.”

그는

잠깐 날 바라보더니

“알았어”

하고 돌아섰어.

나는 돌아서 조금 걷다가 울면서 다시 뒤돌아섰지만

이미 그 뒷모습은 멀어지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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