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끝나는 사랑은 바람처럼 지나간다

소이시점

by 소이

그날 아침,

리안이 말했다.

자기에게 여자친구가 있다고

이미 정리하려고 마음먹었고

나를 붙잡고 싶다고

자신이 미국에 취직되었다고

같이 떠나자고 했다.


나는 잠시 숨이 막혔다.

그의 눈빛은 진심이었지만

그 진심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 삶이 여기에 있었고

우리 사랑은 이미 균열이 난 채로 시작하고 있었다.


“그건… 아니야.

우린 그렇게 해서는 안돼.”


그가 무너지는 걸 보았다.

그 순간조차, 나는 그를 사랑했지만

함께 갈 수는 없었다.


얼마 후,

리안이 미국으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가 떠나는 공항에도, 비행기 창가 자리에도 나는 없었다.

우린 함께 울던 그날 아침에 조용히 작별했다.


그 후로 나는 일상을 살았다.

일을 하고, 웃고, 가끔 울었다.

모든 게 조금씩 회복되었지만, 한편에 남은 이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가끔 생각한다.

그날 그가 미리 말했다면

혹은 그가 나에게 오지 않았다면

우린 덜 아팠을까.

아니, 그런 기회조차 없었다면

평생 후회했을 거다.


지금의 나는 그날의 리안을 책망하지 않는다.

다만, 다시 사랑할 수는 없다는 걸

아주 천천히 이해해 가는 중이다.

사랑은 언제나 극적으로 끝날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아,

그저 조용히 잘 살아간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시간을 품고 내 계절을 살아간다.



이야기는 8월 22일,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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