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계절은 지나갔다(소이의 시선)

by 소이


그날, 리안의 말은 내 마음을 찢었다.

“소이 덕분에 남자가 됐어.”

그 말은 농담 같았지만,

사람들 앞에서 꺼내기엔

너무 은밀했고,

너무 가벼웠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집으로 향했다.

발걸음은 떨렸지만

눈물을 참았다.

그 후로 우리는 다른 과가 되었고,

다시는 우연히도 마주치지 않았다.

캠퍼스는 그대로였지만

나는 조금씩 변해갔다.

몇 년이 흘렀다.

졸업을 했고,

새로운 직장에 적응했고,

늦은 밤까지도 지칠 줄 모르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 사이,

누군가를 만나 사랑했고

작고 따뜻한 결혼식을 올렸다.

그 사람은 조용하고 믿음직한 사람이었고,

리안처럼 아프게 웃지 않았다.

삶은 안정적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떠났다.

너무 빨리,

너무 조용히.

혼자 남은 어느 밤,

너무 외로워서

핸드폰을 열었다.

그 이름은

아직도 삭제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있었다.

손끝이 떨렸다.

“리안......”

울음이 터졌다.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몇 번 울린 뒤

그 목소리가 들렸다.

“소이야?”

숨을 삼키며 말했다.

“나, 사별했어......

지금 너무 힘들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리안은 말했다.

“기다려. 지금 갈게.”

그 목소리 속엔

어떤 계산도 없었고,

그 시절처럼,

그저 나를 향한 단 하나의 온도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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