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시 안았던 밤(리안의 시선)

by 소이


전화기를 붙잡고 서 있던 그 순간,

나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사별했어.’

그 한 마디가,

내 안에 묻어두었던 계절을

다시 열었다.

나는 달려갔다.

차가운 밤공기를 뚫고

네가 있는 곳으로,

그때처럼 아무런 계산이 없었다.

현관문이 열리고,

너는 슬픔에 잠긴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묻지 않았고,

너도 설명하지 않았다.

우리는 안았다.

말없이,

오래도록.

그 품이,

마치 오래전부터

내가 돌아가야 할 자리였던 것처럼…

술잔이 오갔고,

감정은 조용히 풀려나갔다.

“나, 정말 무서웠어.”

너는 울면서 말했다.

“혼자라는 게,

이렇게 견딜 수 없는 거였는지 몰랐어.”

나는 너의 손을 잡았다.

“이제 혼자 아니야.

오늘만큼은 내가 여기 있어.”

그리고 우리는 함께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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