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돌아왔을 때, 캠퍼스는 여전히 익숙한 냄새를 품고 있었다.
가을 향기가 스며든 복도, 강의실 문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
그 속에, 네가 있었다.
예전처럼 조용했지만, 눈빛에는 어딘가 단단해진 무언가가 깃들어 있었다.
“안녕.”
처음 마주쳤을 때, 너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나는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예전으로 돌아가긴 어렵다는 걸.
“소이 너, 이번에 과 배정 진짜 잘 됐다며?”
친구의 말에 너는 조용히 웃었다.
그 미소엔 내가 낄 자리가 없었다
내가 없는 사이, 너는 많은 걸 배웠고 익숙해졌고,
내가 남긴 아픔마저 스스로 끌어안고 견뎌낸 얼굴이었다.
그날, 친구들과 함께한 점심 자리.
우리 사이를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채우고 있었고,
너는 그 속에서 조용히 나를 피해 있었다.
너를 바라보는 내 안에서,
질투라고 하기엔 애매한 감정이 번져갔다.
“소이 덕분에 남자가 됐어.”
그 말이 불쑥 입 밖에 나왔을 때,
네가 잔을 내려놓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넌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는 그제야 돌이킬 수 없는 말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며칠 뒤, 강의실에서 너의 뒷모습을 봤다.
아무렇지 않은 듯 걷는 너의 걸음이, 이상하리만큼 멀게 느껴졌다.
나의 그리움은 더 커졌고,
가슴 한 구석이 조용히 아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