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든다

스미고 스며든다

by 글날 스케치MOON


책 한번 제대로 완독해 보자는 의지와 함께 아들 키우는 엄마들과 공감대를 이루고 싶어서 북클럽에 가입했다.

매번 혼자 책을 읽는데 의지박약으로 매순간 실패를 거듭하게 되어 도움을 얻어보고자 선택한 것이 아들 고등학교에서 주관하고 있는 북클럽 북세통이다.


북세통에서 함께 읽기위해서 선정된 첫 책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김민섭이라는 82년생 젊은 작가가 쓴 책이다.

북클럽은 어려운 책만 읽는 줄 알았는데 쉬운 에세이로 스타트를 하니 훨씬 마음이 가벼워 술술 읽었다. 막상 읽어보니 세상 살아가는 다정한 이야기들을 많이 담고 있어서 마음도 따뜻하고, 나도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실천해보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던 책이다.

나의 다정함을 찾으려 고민하고, 머리보다는 실행으로 연결하고자 노력했던 시간이 더해지게 되면서 내면의 많은 움직임이 일었다.

읽는 내내 아이가 사회 한 구성원으로 행복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부풀어졌고, 행복의 크기는 학업과 성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본인의 노력과 성취가 바탕이 되어 스스로 성과를 이루었을 때의 행복한 쾌감을 맛보게 해주는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내 아이가 행복을 더 키울 수 있게 거름을 주는 부모가 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아이들의 꿈을 꾸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 책에 있었다.

꿈을 꾸기 위한 시간을 살수 있다면 어른은 그 시간을 시급을 주고 사라고 했다. 나도 아이가 꿈꿀 수 있는 시간을 자주 사주려고 했는데 내가 했던 것이 일맥상통하는 순간이다. 스스로 그동안 내가 잘한 짓이라고 뿌듯했다.

꿈을 위해 또는 내가 좋아하는 무엇인가로 성장하려면 고난과 어려움, 견딤의 시간이 따라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아이가 16세의 나이로 다소 어려운 것을 성취할 때마다 시급의 개념으로 1시간에 00,000원의 가치를 매겨서 현금으로 줘왔다.

(쿠팡 알바를 하는 날에는 1시간에 3만원 전액 알바비를 지급, 서윤복 마라톤 5km(30분) 를 완주했을때 5만원을 지급, 헌혈을 하면 그날의 게임방 비용을 전폭 지원해 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이의 꿈은 갑자기 어느 순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통증과 결핍이 있어야 그 안에서 부족함을 이루고 싶어하는 꿈도 생기고, 갈증을 채우려는 욕구도 올라오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스며든다'는 단어를 좋아한다.

지금의 우리 가정에서 일궈가는 일상으로 스며들기를, 학교 내에서는 친구들에게 스며들고,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가서는 좋은 사람들에게 스며들고, 또한 주변으로도 스밈을 줄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더불어 아이가 부모의 삶을 자연스럽게 지향하기를 바라고, 그래서 다른 누구보다 내가 가장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한다.


책에서 잠시 세월호가 언급되었는데, 2014년 그때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이제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니 그때 당시 아픔을 겪었던 부모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감히 아주 조금 이해가 되었다.

(세월호 당시 회사 거래처가 안산에 있었는데, 그 대표님과 미팅할 때 안산 내 상황을 상세하게 들어서 오래 전 기억도 떠올랐다.)

책에서 세월호 부분을 읽을 때는 몹시 울컥했다.

매일 툭닥거리면서 투덜투덜하던 아이를 대하는 마음은 더 소중해지는 순간이다.


2009년도 어느 봄 날, 응애하고 조그마한 아기로 태어났는데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이는 홀로서기를 위해 오늘도 한발 더 성장해 가는 것 같다.

서운하면서도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떠나보낼 그날이 다가오고 있어서 기쁘다.

운동장에서 체육대회 동안 뛰노는 아이사진이 담임선생님에게 카톡받았을 때 나도 모르게 웃음지어졌다.

건강하게 잘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또한 아이의 정서적인 자립을 도와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나는 적당한 거리밖에서 그를 응원하는 조금 부족하고 덜 똑똑한 엄마가 되려고 한다.

남편도 내가 읽은 책 덕분에 본인이 출장을 갈 때 대리기사로 탁송 알바를 벌써 2번이나 해보고, 그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전해주며 자연스레 대화의 소재를 풍성하게 했다.


책을 읽고나서 우리는 대화가 더 많아졌다.

책을 읽고나서 나는 아이와 남편에게 좀 더 다정해지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책이 나를 바꿨고, 나는 체화하는 법을 배웠다.

책은 이렇게 나에게 스며들었다.


(이미지출처 :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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