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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첫 수행경호.

13화. 잊지 못할 첫 수행경호

by 무명 흙



그렇게 팀장이 되어 열심히 일을 하며 지냈다.
직책은 팀장이었지만, 아티스트 바로 옆에서 수행경호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나도 당연히 그 자리를 원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팀원들을 관리하고, 선배 팀장님들과 과장님, 차장님, 실장님들이 수행경호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억하고, 기록하고, 묻고, 배우며 따라갔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내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회사에 오더가 떨어졌다.
“한 아티스트가 입대를 앞두고 한 달간 단독 콘서트를 연다.”
차장님이 나보고 말씀하셨다
“그 기간 동안, 네가 전담으로 수행경호를 맡아줘.”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드디어 내가 아티스트 수행경호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군대에서 배웠던 요인 경호와 아티스트 수행경호는 방식이 달랐다.
처음엔 ‘군에서 했던 대로 하면 되겠지’ 싶었지만, 선배 팀장님들과 차장님이 하는 걸 지켜보니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그래서 더 떨렸다.

첫 수행은 실장님과 함께 들어갔다.
긴장 속에서도 사고 없이 일을 마쳤고, 실장님께 칭찬을 들었다.
“처음 해보는 거 맞아? 자연스럽고 눈치도 빨라서 좋았어.”
이보다 행복할 수 없었다.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며, 높은 분에게 인정까지 받았으니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이었을까.

그 뒤로는 선배 팀장님과 함께 수행경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한 달간의 공연은 그렇게 잘 마무리되었고, 시간은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티스트에게 SNS로 연락이 온 것이 아닌가!
처음엔 의심했다.
‘사칭인가? 왜 나한테 연락을 하지?’
하지만 메시지는 이렇게 시작됐다.
경호원님, 잘 지내시죠!?”

나는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실례지만 누구시죠?”

그는 답했다.
“그때 한 달 동안 경호해 주신 거 벌써 잊으신 거 아니죠?”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진짜 그 아티스트였다.
그것도 아주 유명한 연예인이 먼저 나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물었다.
“저한테 어쩐 일로 연락을 주신 건가요?”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때 너무 잘 경호해 주셔서 정말 편하게 공연할 수 있었어요. 당시엔 너무 정신없고 바빠서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는데…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알고 보니 제 후임이 경호원님이랑 같은 고향 분이고, SNS 친구더라고요. 그걸 보고 반가워서 연락드렸어요.”

그렇게 우리는 금세 가까워졌고,
지금까지도 자주 연락하고 만나며 지내고 있다.

이것이 내 인생 첫 수행경호였다.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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