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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나' 인정하기

2025년 8월 18일 알림장

by 콩나물시루 선생님

오늘은 개학식입니다. 여름방학을 마무리하고 24일간의 짧은 방학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저마다 방학 전 자신이 스스로 만든 계획표를 보며 체크리스트에 성공여부를 표시합니다. 만족스러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며 아이들은 저마다의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냅니다.


오늘의 알림장 첫 꼭지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로 골라봅니다. 사실 제가 쓰는 알림장의 모든 이야기는 어른이 되었어도 여전히 부족한 나 자신을 위해 쓰는 거란 걸 아이들은 모르겠지요.



2025년 8월 18일 알림장

하나. 잘하는 점은 스스로 칭찬하고, 부족한 점은 고치려고 노력하며 받아들이기



내가 나를 대접하는 만큼, 남도 나를 대접해 준다. 1학기때부터 아이들에게 항상 한 이야기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라 자신을 폄하하고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존중해 줄 수 있을까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를 위하는 사람은 다른 이에게도 존중받습니다.


수학 문제를 틀려도 괜찮고, 달리기를 못 해도 괜찮도, 리코더를 잘 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결과에만 매달리는 아이들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열심히 도전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스스로를 칭찬해주었으면 합니다.


다만,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조건적인 칭찬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잘하는 점은 충분히 칭찬해 주되, 내가 부족한 점은 받아들이는 것도 나 자신을 사랑하고 가꾸는 방법임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최근 미술 시간 다른 친구의 작품을 감상한 한 아이가 배움공책에 자신의 생각을 남겨 놓았습니다.


친구의 작품을 봤는데 너무 압도적이었다. 역시 미술에 있어서는 저 친구를 뛰어넘을 수는 없을까?라는 패배감 같은 것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런 패배감(?), 짓눌림을 겪으니 오히려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아직 미숙하다는 것을 알고 조금 더 노력하면 될 것 같아 오히려 좋은 시간이었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건 참 힘든 일입니다. 사실 어른들에게조차 어려운 일이지요.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인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참 대견합니다. 아이 마음의 키가 또 조금 자란 것이 느껴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잘하는 점은 스스로 칭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가 부족한 점은 그 자체로 인정하고 여유롭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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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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