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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훌쩍 떠나고 싶은 날에

계절 따라 꽃멍 숲멍

by 새벽강

가끔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 한 번씩 쉼표를 찍고 싶은 날이면 망설임 없이 길을 떠납니다. 먼 곳도 좋고, 가까운 곳도 괜찮습니다. 주어진 여건 안에서 편하고 자유롭게 다닙니다. 낯선 풍경의 숲 속을 걷고 철 따라 피어나는 꽃도 보고, 근처 카페에서 차도 한 잔 마십니다. 어떤 날은 책을 읽고 글을 쓸 때도 있습니다. 돌아올 때는 어느새 일상의 꼬인 실타래가 조금씩 풀어지고 새로운 활력도 얻곤 합니다.


활짝 피어난 꽃을 보고 있노라면 그 환한 아름다움에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원색의 생명력과 밝은 기운을 건네받는 기분이 듭니다. 사계절 다른 모습의 숲 속에 들어가 숨을 깊이 쉬고 나면 편안한 휴식이 됩니다. 숲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이 머릿속을 맑게 해 줍니다. 저에게는 꽃과 숲을 찾는 여행이 지친 일상에 적지 않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저 멍하니 꽃을, 숲을 바라보았던 좋은 기억을 한 권의 여행 에세이로 모았습니다. 한 편 두 편 글이 모이자 새삼 놀랐습니다. 꽃과 숲을 만나기 위해 이렇게나 많은 곳을 다녀왔구나, 자연 속에서 더불어 호흡하는 것을 내가 참 좋아하는구나 하고 말입니다. 돌아보니 자연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꽃멍 숲멍을 하면서 얻은 제 삶의 쉼표를 책을 읽는 분들께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꽃처럼 나무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답고 굳건한 일상을 만들어 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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