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6
이건호와 민지은은 '프로젝트 오메가'의 모든 진실이 담긴 데이터 칩을 들고 서둘러 생존자 거점으로 돌아왔다. 백화점 지하 주차장은 희미한 램프 불빛 아래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건호는 서둘러 모두를 모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지반 침하는 단순한 재난이 아니었으며, 거대한 음모의 산물이라는 충격적인 진실을 털어놓았다.
"우리가 겪은 모든 고통은, 누군가의 계획된 범죄였습니다."
거점은 순식간에 혼돈에 빠졌다. 절망과 분노,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들이 뒤섞였다.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박진태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헛소리야, 지금! 누가 우리를 죽이려고 했다고? 무슨 증거로 그런 말을 해?" 이건호는 박진태의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데이터 칩을 내밀었다. "이 안에 모든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위치를 알고 있고, 우리를 제거하려 할 겁니다."
그 순간, 박진태의 눈에 공포가 스쳤다. 그는 재빨리 다른 생존자들을 선동하기 시작했다. "이건호 말이 사실이라면, 여기 있을 순 없어! 당장 떠나야 해! 이 사람은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들 뿐이야!" 그의 말에 몇몇 생존자들이 동조하며 혼란은 더욱 커졌다. 이건호는 박진태의 이기적인 태도에 분노했지만, 그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그의 행동이, 그가 지켜내려 했던 사람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었다.
민지은이 이건호의 팔을 잡았다. "이건호 씨,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강하고 조직적일 겁니다." 이건호는 망설였다. 김진우의 협박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도시의 중심부로 오십시오. 하지만 그곳에는 당신이 상상하지 못한 공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는 지아의 작은 손을 잡았다. 지아의 눈빛에는 두려움과 함께 이건호를 향한 믿음이 담겨 있었다. 그는 이제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 자신이 믿는 가치를 지켜야 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희생할 수는 없었다. 그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는 박진태와 다른 생존자들을 향해 말했다. "여기서 도망치는 건 답이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가 어디로 가든 찾아낼 겁니다. 그들에게 맞서 싸우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건호는 이제 무모하게 달려드는 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냉철한 공학자였다. 그는 며칠간 수집했던 지반 데이터와 '프로젝트 오메가'의 자료를 보며 밤을 새웠다. 민지은은 그의 곁에서 의료 장비를 손보며 그를 도왔다. 그들의 목표는 단순했다. 김진우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고, 그의 계획을 역이용하는 것이었다.
이건호는 무너진 도시의 구조를 다시 한번 머릿속에 그렸다. 그는 도시의 지반 센서 네트워크가 아직 일부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이용해 자신들의 위치를 조작하고, 김진우에게 잘못된 정보를 흘려보내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들에게 맞서 싸울 새로운 무기를 준비했다. 이건호의 지식과 민지은의 의학 지식, 그리고 박진태의 냉철한 판단력이 합쳐지면서 그들의 계획은 점차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건호는 생존자 그룹의 유일한 생존 전파기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김진우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진실은, 싱크홀 아래에 있지 않습니다. 당신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도전이 아니었다. 이것은 이건호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진정한 리더로 다시 태어났음을 알리는 선전포고였다. 이제 이건호는 도시를 붕괴시킨 거대한 음모에 맞서 싸우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의 손에는 무기가 아닌, 무너진 도시의 비밀을 품고 있는 낡은 지질 데이터와 한 명의 소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