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맛있는 시 19화

전어구이

그리움을 부르는 냄새

by 유블리안

가을바람이 문틈을 서성일 때

어디선가 흘러온 연기 한 줄기


자글자글 석쇠 위에서

은빛 비늘은 금빛 갑옷이 되고

하얀 속살은 가을 햇살을 머금는다


잊었던 약속도, 놓쳤던 인연도

대문 밖에서 머뭇거리게 만드는

아, 이 고소한 그리움의 냄새


한 점 떼어 입에 넣으니

바삭, 하고 온 가을이 터진다



[작가의 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기억보다 코가 먼저 반응하는 냄새가 있습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너무나 유명해서 이제는 가을의 관용구가 되어버린 전어 굽는 냄새 말입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정말로 그 며느리를 돌아오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생선 굽는 냄새 자체라기보다는, 그 냄새에 얽힌 따뜻한 집의 기억, 온 가족이 함께 웃던 저녁의 온기는 아니었을까요.


오늘은 그리움을 부르는 그 냄새와 바삭한 가을의 맛을 시에 담아보았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잠시나마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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