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필 전쟁
점심 뭐 먹을까?
팀장님의 한마디에
분주해진 키보드 소리
서로 눈치만 살핀다
결국 도착한 곳은
기름 냄새 자욱한
작고 허름한 백반집
화려한 이름 없이
저마다의 맛을 뽐내는
작은 반찬들은
꼭 우리를 닮았네
빨간 제육볶음 위로
오가는 수저들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밥상 위를 채운다
선택되는 반찬과
외면당하는 반찬
그렇게 점심의 전쟁은
씁쓸한 밥 한술과 함께 끝이 난다.
매일 반복되는 직장인의 점심시간, 그 평범한 밥상 앞에서 문득 회사 생활의 축소판을 보았습니다.
백반집의 상차림은 마치 하나의 팀과 같았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각자의 맛을 내는 수많은 반찬은 평범한 우리 직원들을, 그리고 그 중심에 놓인 메인 요리 ‘제육볶음’은 팀장님을 상징합니다.
메인 요리를 차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쟁탈전은 팀장님의 인정을 받으려는 직원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젓가락이 자주 향하는 ‘선택받는 반찬’이 있는가 하면, 끝내 ‘외면당하는 반찬’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이 시는 매일 점심시간마다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을 통해, 인정받고 싶은 우리 모두의 작고 치열한 마음을 담아본 글입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맛있는 시' 시리즈가 이번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당초 10회로 계획했던 이야기가 20회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독자님들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사랑과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보내주신 마음에 힘입어, 앞으로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다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