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은 세계적으로 퍼졌다.
알고보니 이 유튜버들은 한류에 푹 빠져
한국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올리는 구독자 100만명이나 되는 유튜버였다.
댓글 1 | @Brazil_AnimationLover
“Korean moms are the real heroes. Not the demon hunters.”
댓글 2 | @Yuna_loves_kpop
“That’s my mom ❤ plz be kind to her”
댓글 3 | @NYCTraveler
“I added Smile Gimbap to my Korea trip map. MUST GO.”
댓글 4 | @Tokyo_Kculture
“이 집 당장 가야겠어요. 외국인 입맛에도 맞는 김밥이라...”
그날,
미소김밥의 구글 지도 리뷰가
순식간에 전 세계 언어로 채워져갔다.
다음 날, 오전 9시가 지나자 미소김밥 가게 앞은 외국인 인파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유럽에서 온 듯한 여행객,
일본·중국에서 온 가족단위 손님들,
심지어 캐나다에서 유학 온 학생들까지…
모두 “케데헌 김밥”을 외치고 있었다.
정숙은 생각했다.
'케데헌 김밥은 따로 없는데? 신메뉴라도 만들어야 하나?
한 입에 베어물 수 있게 조금 얇게?
아니지. 저 사람들은 그저 한국식의 토종 엄마가 만든 집밥같은 김밥을 먹고 싶은 거야.'
기존에 하던 것과 똑같이 김밥을 만들었다.
정숙과 소이는 눈코뜰새 없이 하루종일 김밥을 말았다.
잠시도 쉴틈없는 하루가 지나 가게 정리를 하는 시간,
유나가 가게에 왔다.
“학원 안 가고 왜 또 왔어?”
“엄마, 지금 학원이 중요해? 세상엔 공부 말고도 할 일이 많다구.”
“그래, 그런 것 같다. 니 덕분에 오늘 엄마 정신 하나도 없었던 거 알지?”
“미안, 미안. 그래도 오늘 매출이 엄청 늘었겠네?”
“응, 덕분에 단골손님들이 자리가 없어서 못 드시고들 그냥 갔지 뭐야.”
“그럼, 안 되지. 엄마, 우리 가게 넓히자? 그리고, 내가 생각을 해 봤는데, 미소김밥 프렌차이즈를 만드는 거야, 그래서 미국에도 분점을 여는 거지. 어때, 엄마?”
“에휴, 그럼 사람도 더 뽑아야 하고, 엄마 힘들어. 엄마는 그냥 소박하게 맛을 유지하고 싶은 걸? 그리구, 엄마 김밥에 특별한 건 없잖아. 그냥 깨끗하게 하고, 재료 하나하나 좀 신경쓰고 그런거지, 듬뿍듬뿍 넣고.”
“그게 노하우지. 그렇게 하는 가게도 별로 없는 거야. 엄마는 정성을 마니까, 근데, 가게가 좀 넓어지면 신경을 아무래도 덜 쓰게 되겠지?”
“어휴, 우리 딸이 그런 것도 알아?”
“엄마, 그 외국인들이 엄마 김밥 진짜 맛있대. 미국에서 먹은 김밥이랑 다르대. 뭔가 소울이 느껴진다고 하더라고.”
"그럼, 엄마는 김밥에 들어가는 소금, 참기름부터가 토종 한국식이잖아. 시금치 무치는 것도 그렇고. 그런 거 하나하나가 맛의 차이를 만들지."
"아, 아깝네. 대박날텐데. 내가 빨리 커서 미국에 분점을 차려야 겠어. 그 때까지만 잘 버텨줘."
정숙은 이런 생각을 하는 딸이 신기했다.
“그나저나, 엄마 김밥이 딸 덕분에 어쩌다 세계인들에게까지 유명해졌네?”
유나는 엄마 옆에서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엄마는 항상 먹는 거에 진심이었잖아, 우리 밥도 그렇구, 소풍날 싸준 김밥도 그렇고.
엄마, 마음은 국경도 넘어가나 봐.”
정숙은 유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그래… 음식에 마음을 담으니, 진심은 세계에서도 통하나 부다. 그걸 먼저 알아봐준 우리 딸,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