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감정도 서툴지만, 노력 중이에요
“쌤은 투명한 유리구슬 같아요. 안과 겉이 한눈에 비쳐서, 솔직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이에요.”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괜스레 공기가 따뜻해지는 말이었다. 나를 오랫동안 붙잡고 있던 ‘진솔함’이라는 가치가 누군가에게도 보였다는 사실에, 작은 인정 같은 것이 스며들었다. 요즘 시대에 진솔함은 오히려 드문 덕목이어서 그 말은 오래오래 마음에 머물렀다.
그 후로 글을 쓰며, 그 가치가 또 한 번 확인되는 순간들을 맞았다. 연재를 시작하며 주변에 글을 보여주었을 때,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돌아온 말들은 조용히 나를 이끌어주었다.
“언제나 글 잘 보고 있어.”
“네 글 읽는 게 즐거워. 나 매주 챙겨봐.”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쓸 수 있다니, 참 대단한 것 같아.”
가끔은 ‘이렇게까지 보여줘도 될까?’ 하는 망설임이 고개를 들었지만, 이런 말 한마디가 다시 나를 키보드 앞으로 데려왔다. 타자 소리가 내 발걸음처럼 리듬을 찾아갔고, 그 순간들은 내가 글을 쓰기로 한 결정을 조금씩 확신으로 만들어주었다.
글을 쓰며 깨달은 것이 있다. 내 글은 나 혼자서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적은 문장에 누군가의 눈길이 닿고, 그 눈길 속의 온기가 다시 나에게 돌아오면서, 글은 비로소 완성되어 갔다.
그 작은 교류가 생각보다 깊은 연결이었고, 조용한 응답 하나가 내 삶의 형태를 바꿔놓았다. 활자로 옮기기 전, 나는 내 과거를 수십 번 되짚었다. 그리고 그 끝마다 부끄러움이 따라왔다.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은 늘 조심스러웠고, 때로는 두려움에 가깝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 풀어내는 동안, 나는 조금씩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오래 부끄러워하던 부분들이 치유의 조각이 되어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흐름 속에는 언제나 여러분이 있었다.
스쳐 지나가는 무관심의 바람과 달리, 여러분의 눈길은 잠시 머물러 내 마음을 데워주는 미온의 하늬바람이었다. 따뜻해서, 잊히지 않는 바람이었다.
물론 나는 여전히 서툴다. 상담을 하며 실수도 하고, 관계에서 어색함을 느끼기도 하고, 혼자 서글퍼질 때도 있다. 전문성도 더 다듬어야 하고, 때때로 현실의 벽에 부딪혀 다시 마음을 고쳐먹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괜찮다. 감정을 미숙하게 다루지만 외면하지는 않는다. 관계가 어렵지만 도망치지 않으려 한다. 전문성이 부족하더라도 하루 한 걸음이라도 오르려 한다. 이 작은 점들이 쌓이고 연결되어 나라는 도형을 만들어 갈 것임을 알기 때문에, 나는 계속 나아가려고 한다.
이 글은 끝나지만,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그러니 조금 더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걸어갈 테니,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겠다.
마지막으로, 이 여정을 함께해 준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을 남긴다. 우리가 함께 적어온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와 여러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니 다시 돌아올 나를 기다려달라고 말하고 싶다. 난, 여전히 성장 중이니까.